코로나 충격에 국세청 작년 개인 세무조사 4천건도 안돼

개인·법인 세무조사 13% 줄어
부과세금도 1조원 이장 감소해
양도·상속·증여세 조사 줄었지만
부과세액 전년대비 9천억 늘어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작년 국세청의 개인사업자 대상 세무조사 건수가 9년만에 4000건을 밑돌면서 세무조사 부과액이 전년보다 약 1조원 넘게 줄었다.

국세청은 29일 국세통계 4차 수시공개를 통해 전자세원, 국제조세, 세무조사, 근로·자녀장려금 등 136개 통계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국세청이 2020년 개인·법인 사업자에 대해 완료한 세무조사는 7979건으로 전년(9264건) 대비 13.9% 줄었다. 세무조사를 통해 부과한 세액 역시 4조6000억원으로 전년(6조1000억원)보다 24.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이후 세무조사를 통한 부과세액은 꾸준히 약 6조원을 유지해왔으나 이번에 5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개인사업자 대상 세무조사의 경우 3995건으로 전년(4662건)보다 14.3% 감소했다. 국세청의 개인사업자 대상 세무조사가 4000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3669건 이후 9년만이다. 개인사업자 대상 세무조사는 2011년 이후 줄곧 4000건을 넘었으며 2016년에는 4985건으로 정점을 찍기도 했다. 조사건수 감소로 개인대상 조사 부과세액은 1조721억원으로 전년(1조6231억원)보다 31.3% 크게 감소했다.

법인사업자 조사건수도 작년에 3984건으로 전년(4602건)보다 13.4% 감소했다. 법인사업자 대상 정기조사와 비정기조사는 각각 2633건, 1351건이었다. 2019년에 정기조사와 비정기조사가 각각 2924건, 1678건 실시된 것과 비교하면 각각 9.9%, 19.4% 줄었다. 조사 부과세액은 3조5336억원으로 전년(4조4590억원)보다 22.2% 줄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로 사업자들의 어려움이 큰 상황을 고려해 경제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조사를 신중하게 진행해 건수와 부과세액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양도·상속·증여세 조사건수는 예년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상속세가 크게 늘어 양도·상속·증여세 조사 부과세액이 약 1300억원 가량 크게 증가했다.

국세청의 작년 양도·상속·증여세 조사 건수는 1만3000건으로 전년(1만3478건)보다 3.5% 소폭 줄었다. 반면 양도·상속·증여세 조사 부과세액은 1조596억원으로 전년(9245억원)보다 14.6% 늘었다. 이 중 상속세 조사 부과세액은 7523억원으로 전년(5180억원)보다 45.2% 늘었고, 증여세 조사 부과세액도 826억원으로 전년(556억원)보다 48.6% 증가했다.

조사 부과세액은 세무조사를 통해 신고자의 신고세액보다 부과세액이 많을 경우 집계되는데, 작년에 별세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상속세 등의 영향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부과세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양도소득세 조사 부과세액은 2247억원으로 전년(3509억원)보다 36.0% 감소했다. 양도세는 조사대상에 따라 부과세액 편차가 큰 세목이라 매년 부과세액 증감폭이 크다는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해 국내 비거주자(외국인)와 외국법인이 국내에서 올린 국내원천소득은 54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2% 줄었다.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 중에는 배당소득이 26조9000억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49.1%를 차지했다. 이어 사용료 소득 15조8000억원, 유가증권양도소득 6조4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원천징수세액도 5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3% 감소했다.

[안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