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떠난 검사 압색' 논란에 공수처 "허위면 영장 발부될 리 만무"

임세진 검사, 열람등사 신청..공수처 '파견 불허 명시' 수사 기록 제시
"전현직수사팀 용어 계속 사용..성명불상 유출자 특정 위해 영장 청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이 29일 오전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과 관련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11.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과천=뉴스1) 한유주 기자 = '이성윤 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고검장 기소 시점에 수사팀을 떠난 검사들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한 사실을 두고 "허위 영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당사자인 임세진 부산지검 부장검사는 공수처에 수사기록 확인을 위한 열람등사 신청을 했고 공수처는 "허위라면 영장이 발부됐을 리 만무하다"며 대응에 나섰다.

공수처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팀 구성원 변동 내용을 압수수색 영장 청구 당시 법원에 제시했으며 수사 대상을 '전현직 수사팀'으로 줄곧 칭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5월 이 고검장 기소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 소속이 아니었던 임 부장검사와 김경목 부산지검 검사를 공수처가 26일 대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임 부장검사 등은 지난 3월 파견을 끝내고 원청에 복귀했지만 공수처가 이들의 메신저 등을 압수수색 대상에 넣은 것은 위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 부장검사는 대검 압수수색이 재개된 29일 공수처를 방문해 압수수색 대상자로 특정된 이유를 찾기 위해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했다.

공수처는 영장청구서에 첨부된 별지를 통해 '기소 당시 원소속 ○○○, 수사라인, 파견'으로 임 부장검사와 김 검사의 인적사항을 표기했다고 한다. 임 부장검사는 이에 임 부장검사와 김 검사가 이 고검장 기소 당시 수사팀에 파견됐다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어 "공수처 검사가 26일 압수수색 당일 수사기록 일부분을 제시하면서 수사기록상은 복귀한 것으로 표시돼있다고 주장했다"며 "공수처가 임의로 제시한 서류만으로는 실수인지 허위인지 알기 어려워 수사기록 열람 등사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9일 공개한 '이성윤 공소장 유출 사건' 관련 영장청구서 일부.(공수처 제공)/뉴스1

이후 공수처는 입장문을 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언론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올해 3월4일부터 15일까지 수사팀이 3인 '수사팀' 체제를 갖췄고 당시 임 부장검사의 파견과 김 검사의 직무대리 연장이 불허된 상태였다는 내용이 담긴 '수원지검 기소 수사팀 및 지휘(보고) 체계'라는 제목의 수사기록 캡처 자료도 함께 제시했다.

공수처는 "11월18일 법원에 압수수색 물건과 장소, 압수수색 필요 사유, 압수수색 대상자 등을 적시한 영장청구서와 관련 수사기록을 제출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았다"며 "수사기록으로 제출된 압수수색 필요성을 설명한 수사보고서 등에는 법무부의 검사 파견 및 직무대리 연장 불허에 따른 수사팀 구성원 변동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장청구서에는 압수수색 대상자들을 정리한 목록표가 기재됐으며 목록표는 대상자별 사건 수사 관련성을 한줄로 압축적으로 정리한 것"이라면서 "수사기록을 함께 검토하면 '기소 당시 원소속 수원지검 OO지청 OO부장, 수사라인, 파견'이라는 표현은 '기소 당시 원소속은 OO지청이었고 수사라인이었으며 파견 형태였다'는 의미로 정확하게 읽힌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이 내용이 허위라면 수사기록과 영장청구서 내용을 모두 검토한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지 발부했을 리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또 "'사건 수사를 진행한 전현직 수사팀'과 같이 '전현직 수사팀' 용어를 계속 사용했고 '기소 수사팀'은 각주를 통해 이 고검장을 '수사·기소한 수원지검 수사팀을 칭한다'고 정한 뒤 사용했다"고도 했다.

공수처는 공소장 유출자를 '성명불상'으로 특정하지 못했음에도 수사팀 검사들을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은 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는 "이 사건의 본질은 공판 개정 전까지 비공개 대상인 소송 서류가 언론에 유출된 것이고 수사의 목적은 그 유출자를 특정해 위법 여부를 가리는 것"이라면서 "'성명불상'인 유출자를 특정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날 대검에 대한 압수수색은 2차로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영장의 집행을 중단했다가 재집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판사와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관 등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공수처가 가진 만큼 법률·수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사에서 적법 절차를 준수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며 "외부의 억측과 의혹 제기에 흔들림 없이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wh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