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월 평균 15시간 미만 '초단시간근로자', 퇴직금 제외는 합헌
[경향신문]
월 평균 주당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근로자’를 퇴직급여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퇴직급여법(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조항은 합헌이라고 헌법재판가 판단했다.
헌재는 A씨 등이 퇴직급여법제4조1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조항은 사업주 등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4주간 평균해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예외로 둘 수 있다.
한국마사회에서 경마 개최 업무를 보조하는 시간제 경마직 직원으로 일한 A씨, 대학에서 철학 담당 시간강사로 근무한 B씨는 2010년, 2013년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초단시간근로자라는 이유로 각각 패하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퇴직급여제도는 사회보장적 급여의 성격과 근로자의 장기간 복무 및 충실한 근무를 유도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며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전속성이나 기여도가 낮은 일부 근로자를 한정해 지급대상에서 배제한 것을 명백히 불공정하다거나 불합리한 판단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초단시간근로는 일반적으로 임시적이고 일시적인 근로에 불과하므로 사용자의 부담을 용인할 수 있을 정도의 기여를 전제로 하는 퇴직급여제도의 본질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는 소수 의견을 냈다. 이들은 “초단시간근로자 역시 해당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의 성격을 갖는 퇴직급여의 지급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퇴직급여제도를 마련한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산업현장에서 이뤄지는 초단시간근로가 임시적이거나 일시적이라고 해서 해당 사업장에서의 기여도가 일률적으로 적거나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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