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등교 하자마자 초·중·고 집단감염.. 백신 공백에 학부모·교사 '뒤숭숭'

윤예원 기자 2021. 11. 2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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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주 10대 코로나 발생률 99.7명으로 성인 넘어서
대면·비대면 오락가락 수업 방식에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피로'

초·중·고등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이 크게 늘어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4주만 놓고 보면 10대 코로나 발생률은 이미 성인을 넘어섰지만, 정부와 교육당국이 이렇다 할 대책 없이 손만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전면 등교를 시작한 지난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연합뉴스

2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으로 최근 4주간 10대 청소년의 코로나 발생률은 인구 10만명 당 99.7명으로 성인(76명)을 뛰어넘었다. 반면 25일 기준 12~17세 청소년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17.3%에 그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전국 초·중·고 전면 등교가 시작되면서 10대 청소년의 코로나 집단감염은 현실이 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A초등학교에서는 지난주 등교를 하자마자 한 반에서 확진자가 나와 방역을 위해 한 학년 전체가 모두 비대면 수업을 했다. 이 학교에 다니는 김모(9)양은 “오랜만에 학교에 나가 설렜는데, 친구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하니 마음이 아픈 동시에 무서웠다. 나도 코로나 걸리면 어쩌나 걱정됐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 있는 B중학교에서는 2학년 학생이 감염돼 학년 전체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됐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2주 연속 같은 학년에서 확진자가 나와 학생들은 공포 분위기였다. 이 학교 1학년 재학 중인 이모(14)양은 “위 학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연속으로 두 번이나 나와 학교에서도 조심하라는 공지가 내려왔다”며 “나도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학교 가는 게 꺼려진다”라고 말했다.

전날 경기 포천시 초등학교에선 총 14명(학생 13명·가족 1명), 남양주시 중학교에서는 총 12명(학생 11명·가족 1명)이 각각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북 전주시 초등학교에서는 총 7명(학생 5명·교사 1명·기타 1명), 경북 구미시 학교는 총 18명(중학교 관련 12명·초등학교 관련 6명)이 확진되기도 했다. 수능 직전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11명이 집단감염됐다.

일선 교사들 역시 전면 등교 방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강남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 교사 C씨는 “수업의 질 측면에서는 대면 수업이 더 좋다”면서도 “아직은 본격적으로 전면 등교를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주변 학교에서도 재학생 감염 소식이 들려와 초·중·고 감염 확산세가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교사 D씨는 “요즘은 워낙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코로나 걸렸다는 얘기가 들려와 선생님들도 바깥 활동 등을 더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 학년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학년은 일주일가량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된다. 학부모들은 확진자 유무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을 오락가락하는 방식이 부담된다고 말한다. 특히 나이가 어린 초등학생의 경우 아이가 등교하지 않으면 맞벌이 부부들은 급히 아이를 돌볼 인력을 구해야 한다.

김양의 어머니 양모(40)씨는 “맞벌이하는 처지로서 아이가 다시 학교에 가니 마음이 놓이기는 했다. 아이도 이제 제대로 된 수업을 듣겠거니 싶었다”라며 “하지만 이렇게 확진자가 나오면 갑자기 비대면 수업으로 돌려 아이를 돌보기 힘들어진다. 매번 친정엄마, 시어머니에게 부탁할 수도 없고 생활이 너무 불안정해진다”라고 대답했다.

교사들 역시 피로감을 호소했다. C씨는 “전염력이 강하다 보니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학년은 일주일씩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쌍방향 원격 수업을 하면 선생님들이 수업 자료 등을 바로바로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0대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게 중요한 만큼, 지역사회 감염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부모가 학생들에게 코로나를 옮기면 아이들은 전염된 줄 모른 채 학교와 학원에 가서 오랜 시간 앉아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 감염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려면 백신 접종도 중요하지만, 우선 전면 등교보다는 원격 수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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