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 놓고 간 '성북구 얼굴없는 천사'
[경향신문]
24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복지정책과에 한 여성이 찾아왔다. 이 여성은 “성북구가 진행하고 있는 ‘2022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모금캠페인’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어려운 이웃이 따뜻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면서 3000만원을 내려놓았다.
돈을 받아든 공무원은 “감사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이름만이라도 알려달라”고 말했지만 그는 끝내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3000만원이라는 거액을 아무런 공치사 없이 놓고 사라진 여성에 대한 소식을 접한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29일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서운 가운데 본격적인 한파까지 시작돼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소외계층을 위해 큰 마음을 내어준 익명의 천사에게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소식이 오늘도 생계전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성북구민에게 위로와 온기를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성북구는 지난 15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2022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다. 기부받은 물건은 즉시 취약계층에게 배분하고, 성금은 2022년 한 해 동안 성북구 관내 저소득 취약계층 긴급생계비, 의료지, 주거비 등에 쓰인다.
지난해 진행한 모금캠페인에는 성금 3억1000만원을 비롯해 물건 등 총 14억6600만원을 모았으며, 성금은 올 한 해 동안 저소득 취약계층 502가구의 생계·의료·주거비 지원에 쓰였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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