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법 집행?.."감찰에 소송 부담까지, 자신감 못 가져"
[앵커]
흉기를 휘두르는 범인 앞에서 경찰관들이 현장을 이탈한 사건, 또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경찰청장은 과감하게 법을 집행하라고 했는데, 정작 일선 경찰관들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흉기 난동 사건 때 출동한 여성 경찰은 테이저건이나 삼단봉으로 범인을 제압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습니다.
일선 경찰관들은 현장 이탈은 잘못이지만, 장비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진정이 제기돼 감찰을 받거나 소송을 당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리 훈련돼 있어도 이거(테이저건) 뽑지를 못해. '잘못 쓰면 안 되는데...'가 머릿속에 박혀 있는데 어떻게 뽑아요."]
실제 경찰이 공무원 책임 보험에서 소송비 지원을 받는 건수는 해마다 백 건이 넘습니다.
경찰관은 소방관과 달리, 직무를 수행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형사 책임을 줄여주거나 면해주는 조항이 없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면책을 시켜주는 게 아니고 감찰 조사해서 징계를 받는 일도 생기고 하다 보니까 자신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긴박한 사건 현장에서 물리력을 쓰려면 고도의 판단력이 필요한데, 교육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구대 경찰관들은 인원이 부족해, 쉬는 날에 훈련을 받을 때가 많아 참여도가 떨어집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밤샌 직원들이 와서 다시 교육을 받거나, 쉬다가 다시 경찰서에 나가서 다시 교육을 받고..."]
신임 경찰은 중앙경찰학교 교육 기간이 넉 달 중, 적응 기간과 방학 등을 빼면 실제 교육 기간은 석 달이 채 안 됩니다.
경찰청은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담반을 꾸려 교육체계를 개편하고, 장비 사용 훈련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영상편집: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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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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