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다시 돌아온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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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1년 동안 여러분을 뵙지 못했습니다. 공연에 앞서 에티켓을 설명하는 것도 오랜만입니다. 스마트폰의 전원은 꺼주시고" 살짝 떨리는 듯한 배우의 목소리.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걸어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1년 만에 듣는 관객들의 박수 소리에 울컥한 듯,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하지만, 베테랑답게 공연 에티켓을 설명하고, 공연이 시작된다는 말과 함께 객석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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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1년 동안 여러분을 뵙지 못했습니다. 공연에 앞서 에티켓을 설명하는 것도 오랜만입니다. 스마트폰의 전원은 꺼주시고…”
살짝 떨리는 듯한 배우의 목소리.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걸어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1년 만에 듣는 관객들의 박수 소리에 울컥한 듯,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하지만, 베테랑답게 공연 에티켓을 설명하고, 공연이 시작된다는 말과 함께 객석이 어두워졌다. 익숙한 음악 소리. 오랜만에 공연이 다시 시작됐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작된 11월. 수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를 반겼고, 이에 맞춰 공연을 준비했던 이들이 있다. 바로 뮤지컬, 연극과 같은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공연업계다.
물론 코로나19라고 해서 공연, 문화예술업계가 모두 문을 닫았던 것은 아니다. 비대면이라는 옷을 입고, 무관중으로 공연하기도 했다. 잠깐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하면, 최소 인원이 참석한 채로 공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같은 박수 소리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특히 연극과 뮤지컬 배우는 관객과 호흡, 소통하며 무대를 꾸려가는데, 텅 비어있는 관객석을 보며 연기하기는 무척 힘들었다. 실제, 연극배우와 성우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는 “내가 누구를 위해 연기하는지 몰랐고, 후유증으로 인해 공황장애가 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11월, 공연업계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듯,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사람이 없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던 대학로는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 달고나를 파는 노점상에는 오랜만에 긴 줄이 늘어섰기도 했다. 오징어게임 열풍이 최고조에 달했던 10월에도 사람이 드문드문 있었던 곳인데 말이다.
나도 친구들과 뮤지컬을 관람하기 위해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다리다, 함께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삼삼오오 티켓 인증샷을 남기거나, 오늘 공연의 팸플릿을 챙기는 사람들로 공연장은 분주했다.
공연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함께 관람한 세 명의 친구 모두 코로나19 이후 뮤지컬을 관람한 건 처음.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에 다시 만나는 문화생활에 대해 물었다.
“뭔가 뻥 뚫린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뮤지컬이나 연극같은 공연은 TV로 보기에는 아쉽잖아. 막 다가오지도 않고. 그런데 확실히 현장에서 직접 보니까 다르더라.”
“이제 영화관에서 팝콘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상황과 이렇게 뮤지컬이나 연극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지. 그동안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같았는데, 조금씩 봄날이 오는 것 같은 느낌이야.”
어느덧 연말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시작됐지만 확진자 수가 일 4000명을 넘어서는 등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모처럼 누린 문화생활의 달콤함처럼, 단계적 일상회복이 단계별로 잘 진행되려면 무엇보다 지금은 방역수칙 준수 및 백신 추가접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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