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가해자 차단 조치 어기면 '불이행죄'로 형사처벌

경찰, 불이행죄 신설 추진.."유치장 유치나 구속 적극 고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최근 서울에서 신변보호 대상자가 스토킹에 시달리다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하는 스토킹 가해자를 형사처벌 하는 법률 제·개정을 추진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29일 "긴급응급조치 불이행죄를 신설해 과태료보다 형사처벌을 하는 방향으로 법률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변보호 강화 측면에서는 필요한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제대로 지급하고, 이 기기로 신고 시 기지국 위치 값과 와이파이·위성(GPS) 위치 값을 동시에 검색해 정확성을 높이기로 했다. 기술적인 문제로 기지국 위치 값만 확인될 경우 신고자의 주거지와 직장에도 함께 출동하기로 했다.

아울러 스토킹 가해자가 접근금지명령 등을 위반하면 반드시 입건해 과태료와 형벌이 부과되도록 하고, 재범 우려로 잠정조치를 신청하는 경우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조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질적으로 격리하기로 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신변보호 대상자의 경우 스마트워치 지급이나 임시숙소 제공 같은 조치를 했지만 잠정조치 4호, 즉 피의자 유치나 구속 같은 실질적인 격리가 신속하지 못했던 부분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4호나 신병 구속까지 가기 위해서는 피의자와 피해자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재발 우려도 소명돼야 하는 부분이 있어 시간이 좀 걸릴 수밖에 없지만 여러 신고 내용이나 범죄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되도록 4호 적용을 우선 고려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최근 잇단 현장 대응 부실 논란에 '현장 대응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인 가운데 매주 회의를 열어 시급한 과제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최근 서울 강동구에서 의붓어머니가 세 살 의붓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 등 아동학대가 끊이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현장 조치뿐 아니라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통한 학대 조기 발견 등 예방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아파트 등 '월패드 해킹' 수사와 관련해서는 입건 전 조사 단계이며, 해킹된 영상이 게재된 사이트에 영상 삭제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남 본부장은 "700여 건 정도의 촬영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며 "관리 업체와 긴밀하게 협조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연합뉴스TV 제공]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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