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선수 인권대책 마련' 안권위 권고..교육부 등 불수용

빙연·13개 지자체만 수용 의사 밝혀
교육부·서울시 등 9개 지자체 불수용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2019년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성폭력 피해 폭로를 계기로 국가인권위원회가 관계기관, 지방자치단체에 개선을 권고했으나 일부만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2월 대한빙상경기연맹, 교육부, 공공 빙상장이 설치된 22개 지자체에 빙상선수 인권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권고한 데 대한 이행계획을 최근 회신받았다.

이 가운데 교육부는 권고를 불수용한 것으로 판단됐다. 인권위는 교육부에 학교 밖 운동선수에 대한 관리·감독을 위해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으나, 교육부는 학원법보다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체육시설법)을 통해 관리·감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체육시설법에는 학교 밖 학생선수 등의 체육교습을 관리·감독하는 내용이 없고, 체육시설법 제정 당시(1989년)와 달리 스포츠 분야 사교육이 급증하면서 감독 사각지대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교육부 주장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학생선수는 학교 단위 인권보호 대책으로 보호되고 있지만, 빙상처럼 학교 밖 운동선수와 관련한 인권침해 문제가 지속되는 종목에서는 학원법 개정을 통한 사각지대 해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인권위 입장이다.

반면 빙연은 빙상종목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을 통해 인권, 법률, 종목 전문가 등을 포함한 특별팀을 구성하고, 경기인등록규정·정관 개정 추진 등 권고 내용을 전부 수용하겠다고 회신했다.

피권고 지자체들 중에서는 13개 지자체가 성범죄처벌경력자 등의 빙상장 사용 허가 제한 규정 마련, 공공체육시설 개방 공정성 강화 방안 마련 등 권고를 이행하겠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 등 5개 기관은 권고 이행 계획 통지 시한(3개월)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어 권고를 불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남양주시 등 2곳은 빙상장 사업 종료 등으로 이행 필요성이 없다고 회신했고, 강릉시, 성남시는 권고를 일부 수용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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