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부장 "김병찬 사건 유치·구속 신속하지 못해 안타까워"

"스토킹 가해 우려자, 유치장·구치소 유치 적극 활용해 격리"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스토킹 피해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김병찬(35·구속) 사건과 관련해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유치나 구속 같은 격리조치가 신속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 본부장은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변보호 여성 살해사건과 관련한 후속 대책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 김병찬을 특가법상 보복살인과 보복 협박, 스토킹 처벌법 위반, 상해, 주거침입, 특수협박, 협박, 특수감금 등 모두 8개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김병찬은 지난 19일 오전 11시 반쯤 서울 중구 저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여자친구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A씨는 김병찬에 대해 6차례에 걸쳐 스토킹 신고를 했으나 경찰은 사건을 막지 못해 '부실대응'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유사사례 재발방지 및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경찰청 자장을 팀장으로, 관계 국·관이 모두 참여하는 TF를 구성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 보호 강화 등 근본적인 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매주 1회 이상 TF 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

경찰은 서면자료를 통해 "스마트워치로 긴급신고시 위치를 신속·정확하게 파악해 경찰관을 출동시킬 것"이라며 "시범 운영 중인 '스마트워치용 위치확인시스템'을 신속히 안착시켜, 통신사로부터 제공받는 LBS정보와 중첩적으로 위치를 확인하겠다"라며 밝혔다.

가해 우려자에 대해선 엄정 조치 방안을 강조했다. 위험성이 높은 가해 우려자를 철저히 수사하고, 접근금지 명령 등 위반한 경우에는 반드시 입건해 과태료·형벌 등을 부과하겠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토킹범죄 재범 우려로 잠정조치 신청하는 경우,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를 적극 활용해 가해자를 격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찰은 '인천 흉기난동 사건 부실대응'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현장 대응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경찰관들이 적극적으로 직무집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면책규정 신설을 추진해왔다"라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제대로 된 현장대응훈련을 받지 못한 신임·현장 경찰관을 대상으로 특별교육·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신임 경찰관 약 1만명을 대상으로 물리력 대응훈련과 경찰정신교육을 실시하고, 현장 경찰관 약 7만명에게는 테이저건 실사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실전에서 신속·정확한 테이저건 사용 등 현장 대응역량을 향상하고 경찰 사명감을 함양하겠다"라며 "한국형 전자충격기·저위험 대체총기 등 경찰장비를 개선·도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