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살해' 김병찬, 경찰 신고하자 보복 살해

스토킹 피해를 신고해 신변 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찬(35)이 29일 오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구속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뉴시스

스토킹 피해를 신고해 신변 보호를 받던 3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찬(35)은 A씨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살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병찬은 범행 방법이나 도구 등을 사전에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경찰은 “피해자가 경찰에 지난 7일 신고한 것에 대한 보복심리가 작용해 살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병찬을 구속할 당시 형법상 살인 혐의를 적용했지만, 검찰에 송치할 때는 죄명을 특가법상 보복살인으로 변경했다. 특가법상 보복범죄에 의한 살인은 형사사건 수사와 관련된 고소, 고발, 진술, 증언 등에 대해 보복을 할 목적으로 사람을 살해한 자에게 적용된다. 형법상 살인죄보다 형량이 더 높다.

경찰에 따르면, 김병찬은 지난 6월부터 5개월에 걸쳐 A씨를 스토킹했다. 스토킹뿐만 아니라 주거침입, 협박, 상해 등 혐의도 확인됐다. 특히 김병찬은 이 기간동안 주거침입만 10여 차례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에는 김병찬이 A씨의 승용차 안에 들어가있던 사실이 CCTV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당시 피해자의 집에서 차량 열쇠를 훔쳐 차 안에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와 관련해서도 주거침입으로 입건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병찬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대부분 시인했다. 김병찬은 지속적인 스토킹 행위와 범행 당일 피해자를 찾아간 이유에 대해서는 “잘못된 걸 풀려고 했다”, “관계를 풀고 싶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29일 오전 김병찬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 및 보복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상해, 주거침입, 특수협박, 협박, 특수감금 등 8개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김병찬은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라는 말만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