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학의 옛글산책>감언이설

기자 2021. 11. 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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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 는 거북이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아 용궁 근처까지 갔다가 "간을 두고 왔다"는 거짓말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토끼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토끼와 거북이> 는 1000년이나 지난 오래된 이야기다.

그런데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그런 큰 은혜를 베풀겠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거북이는 "바닷속 깨끗한 섬에는 과일이 지천이고 천적인 매가 없다"는 말로 토끼를 꼬드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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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는 거북이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아 용궁 근처까지 갔다가 “간을 두고 왔다”는 거짓말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토끼 이야기다. ‘감언이설’은 남을 꼬드기기 위해 꾸며낸 달콤한 말이다. 이 이야기는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 실려 있다. 김춘추는 딸과 사위가 백제군에게 죽임을 당하자 원수를 갚겠다는 각오로 고구려에 원병을 청하러 간다. 그러나 고구려 왕은 도리어 신라가 차지한 고구려 옛 땅을 내놓으라며 김춘추를 옥에 가둔다. 도저히 빠져나올 방법이 없었다. 거북이 등에 올라타고 꼼짝없이 용궁으로 끌려가는 토끼 신세가 됐다. 김춘추는 고구려 왕의 총애를 받는 신하에게 뇌물을 준 적이 있었는데 그가 어느 날 밤 감옥으로 술과 안주를 가지고 찾아와서 해준 이야기가 <토끼와 거북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김춘추가 그 의미를 모를 리 없다. 드디어 땅을 돌려주겠노라는 거짓말을 하고 풀려난다. 그러고 보니 <토끼와 거북이>는 1000년이나 지난 오래된 이야기다.

살다 보면 감언이설의 유혹에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때로는 그럴듯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기도 한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소식이 “고수익을 보장할 테니 투자하라”는 말에 속아 피해 본 사람들 이야기인데 그들 대부분은 생활이 녹록지 않은 서민들이다. 정신을 차리고 가만 생각해보면 그런 고수익이 생기는 사업이라면 모르는 사람보다 친지와 지인에게 권할 것이다. 한술 더 떠 은행에서 대출이라도 받아 직접 투자할 것이다. 그런데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그런 큰 은혜를 베풀겠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거북이는 “바닷속 깨끗한 섬에는 과일이 지천이고 천적인 매가 없다”는 말로 토끼를 꼬드겼다. 우리도 달콤한 말을 들을 때는 정신 바짝 차리고 토끼 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산타클로스처럼 선물을 주는 그런 요행은 세상 어디에도 결코 없다.

중동고 교장,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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