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보다 더 센 '오미크론 쇼크'..바이오주 다시 뜨나
바이오주 '긍정적'..리오프닝 '부정적'
델타 변이보다 더 강력한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공포에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향후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진행에 제동을 건 만큼 단기적으로 리오프닝 관련주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과매도 상태에 진입한 바이오와 백신 관련 종목들의 투자 매력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미크론 공포, 글로벌 증시 충격
신종 변이 바이러스 확산 공포에 전 세계 증시는 몸살을 앓고 있다.
29일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지수가 전일 대비 905.06포인트(2.53%) 떨어진 3만4899.3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록한 하락폭은 지난해 10월28일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이와 함께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 또한 각각 106.84포인트(2.27%), 353.54포인트(2.23%) 밀린 4594.62, 1만5491.66으로 마감했다. 말 그대로 '검은 금요일(블랙 프라이데이)'이었다.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급락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프랑스 CAC40과 독일 DAX30지수가 4% 이상 떨어진 것을 비롯해 영국 FTSE100지수도 3% 넘게 밀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홍콩 항셍 H지수가 각각 3% 가까이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와 함께 국제유가도 폭락했다. 같은 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3.06% 떨어진 68.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미크론, 현재 상황은
AP통신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이달 초 남아프리카공화국·보츠와나에서 보고된 뒤 이달 28일까지 영국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등 최소 12개국으로 확산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미크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외부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에 델타 변이의 2배 수준인 32개에 달하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전파 속도 면에서 기존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단 치명률 면에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돌연변이가 많다고 하더라도 치명률이 높아지지는 않는다"며 "역사적으로는 전염이 잘되는 바이러스일수록 치명률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미크론을 당국에 처음으로 보고한 남아공 의사는 증상이 특이하긴 하지만 경미하다고 밝힌 바 있다"며 "기존 코로나19 확진자의 증상인 미각이나 후각 상실을 경험한 환자는 없었고 대부분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 정도"라고 덧붙였다.
리오프닝주는 '먹구름'…바이오주는 '햇살'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오미크론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 보면서 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단기적으로 낙폭 과대에 대해 반응한 뒤 바이러스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며 "바이오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와 백신 관련주들은 이미 과매도권에 진입한 상태라 타 업종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강하나 연구원은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이 필요하지 않은 재조합 단백질 기반의 백신(SK바이오사이언스의 노바백스)과 변이용 부스터 샷을 선제적으로 개발 중이었던 업체들의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바이오주의 상황과 반대로 위드 코로나 수혜가 기대됐던 리오프닝 관련주는 일시적인 봉쇄 조치와 그에 따른 경기 둔화 여파로 투자 심리가 악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은택 연구원은 "부분적인 락다운 강화와 경기 둔화는 리오프닝 관련주와 시크리컬(경기민감주) 주식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정책과 유가 하락, 겨울 델타변이 확산을 막기 위한 부분 락다운(봉쇄) 등은 당분간 이들 주식에 부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이레 (i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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