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장지, 파주 동화경모공원 결정
[경향신문]
지난달 26일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안치될 장지가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 지구 내 동화경모공원으로 결정됐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는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남북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신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면서 국가와 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는 길을 택하려고 했다”며 “아버지를 통일동산내 동화경모공원에 모시려고 한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그동안 어디에 모시는 게 좋을지 많이 고민했다”면서 “남북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신 유지를 받들면서 국가와 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고 순리에 따르는 길을 택하려고 많은 분의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장일은 준비가 되는대로 곧 정해질 것”이라며 “(동화경모공원에서) 보통 사람을 표방하던 고인이 실향민들과 함께 분단된 남북이 하나가 되고 화합하는 날을 기원하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조언과 협조를 아끼지 않은 파주시와 시민단체,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국가장을 엄수해 준 정부와 장례위원회에도 다시 한 번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최종 안장될 곳은 동화경모공원내 맨 위쪽 전망휴게실 옆 부지다. 이곳에서는 한강과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이 육안으로 보인다. 안장일은 다음달 9일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화경모공원은 이북 도민의 망향의 한을 달래기 위해 조성된 묘역 및 납골당 시설이다. 1995년 77만9925㎡의 공원 묘지가 조성돼 재단법인 동화경모공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북 5도민 출신 묘역을 비롯해 파주시민 등 일반인을 위한 별도 묘역도 마련돼 있다.
유족 측 발표에 대해 파주시 관계자는 “동화경모공원은 우리 시와 공원측이 유족 측에 추천했던 여러 후보지 중 한 곳이었다”며 “이 곳은 실향민과 파주시민을 위해 조성된 묘지와 납골당이 있어 장사법상 문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족 측 결정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지난달 30일 장례 직후부터 현재까지 통일동산 인근 검단사에 임시 안치돼 있다. 유족 측은 “(노 전 대통령이 유언으로)자신의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한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에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라는 입장을 남겼다”면서 고인의 뜻에 따라 파주 통일동산이나 인근 국유지 등에 묘역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파주시와 산림청이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장지 결정이 미뤄졌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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