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찬 5개월 동안 스토킹.."경찰에 신고하자 보복 살인"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오전 8시쯤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경찰이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 살해한 김병찬(35)이 우발적 범행을 한 게 아닌 '보복 살인'을 한 것으로 결론 짓고 사건을 종결했다. 또 김병찬이 5개월에 걸쳐 피해자를 스토킹한 사실과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범행도구와 방식을 수회에 걸쳐 검색한 게 확인됐다.

경찰은 29일 서울 중부경찰서 2층 한마음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병찬에 대해 보복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병찬이 피해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을 일부 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지난 7일 피해자가 김병찬을 경찰에 신고한 것에 대해 보복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휴대폰 포렌식 결과 김병찬이 범행 도구나 방법 등을 범행 시점 이전 여러 차례 검색한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병찬이 피해자를 5개월에 걸쳐 스토킹했던 걸로 보인다"며 "흉기 협박 등 확인된 게 있어 추가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병찬은 범행 당일 피해자 오피스텔에 직접 찾아간 이유에 대해서 '만나서 잘못된 걸 풀고 싶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병찬이 범행 당일 피해자 스마트워치로 경찰 목소리가 나와 흥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그런 취지의 진술도 있었다"며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된 건 아니며 관련 개선점을 TF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또 "김병찬이 신상공개심의위가 열리기 전에 의견을 냈다"며 "(신상공개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심의위에 앞서 신상공개 대상자에게 사전 통지 및 의견 제출 기회 부여 등의 절차를 거친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입감 중이던 김병찬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으로 구속송치됐다. 이날 푸른색 점퍼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김병찬은 계속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김병찬은 '마스크를 벗을 생각이 없나' '왜 스토킹을 했나'라고 묻는 취재진에 눈을 감은 채 "죄송하다"라고 일관되게 답했다. 이어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도 "정말, 정말 죄송하다"고 답했다.

김병찬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범행 직후 달아난 김병찬은 범행 다음날 대구 한 숙박업소에서 검거됐다. 지난 24일 서울경찰청은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김병찬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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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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