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심의 生生클래식] 개성넘치는 오케스트라의 중재자 '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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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심의 생생 클래식'은 국내 최고의 교향악단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직접 쓰는 오케스트라 이야기입니다.
종종 내 악기를 보고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들은 '기타'냐고 묻기도 하고, 클래식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은 '바이올린'이냐고 묻는데 이 짧은 글을 통해 비올라와 조금 친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노트북 자판을 두들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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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심의 생생 클래식'은 국내 최고의 교향악단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직접 쓰는 오케스트라 이야기입니다. 매회 주제를 바꿔 재미있고 생생한 클래식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비올라는 바이올린과 똑 닮은 쌍둥이로 크기만 약간 크다. 그렇기에 바이올린보다 조금 더 큰 울림과 부드러운 음색을 지녔다. 내가 비올라를 시작하게 된 계기 역시 비올라가 지닌 독특한 음색 때문인데 중후함과 묵직함 사이 베일에 쌓인 듯하며 뭔가 직접적이지 않은 그 신비한 소리가 나를 비올라로 이끌었다.
음역대는 바이올린보다 5도 낮고, 첼로보다는 한 옥타브가 높다. 성악에 비유하자면 바이올린은 소프라노, 첼로는 베이스, 비올라는 그 둘을 잇는 알토라 보면 되겠다. 역할 면에서도 바이올린은 주선율을, 첼로는 근음(根音)으로 곡을 든든히 받쳐준다면 비올라는 이 사이를 아우르는 화성을 담당하며 곡의 풍성함과 웅장함을 더한다.
이렇기에 비올라를 중재자로 이해하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이 악기만큼 자기 색이 분명한 악기도 없다. 일단, 크기와 모양 규격 면에서도 독자적인 면모가 눈길을 끈다. 바이올린과 첼로는 크기와 모양이 규격화돼 있다. 그러나 비올라는 연주자의 손과 키 등 신체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제작이 가능해 계속 실험적인 크기와 모양이 제작되는데 연주자가 원하는 음색을 찾아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일반적으로 비올리스트들은 16인치 크기의 비올라를 많이 사용한다. 나는 손이 큰 편이라 평균보다 조금 더 큰 17인치 비올라를 사용한다. 비올라는 나무로만 만들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2008년에 호기심으로 폴란드 제작자 크쥐시토프 므로즈가 만든 카본(탄소) 소재의 18과3/4인치 비올라를 구입했는데 첼로보다 더 첼로 같은 소리에 모두가 반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악기가 커 유려함이 요구되는 연주에는 한계가 있어 무대에서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20세기와 21세기를 거치며 비올라가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는 것인데 좀 더 차별화된 소리를 찾고자하는 작곡가들에게 비올라는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는 것 같다. 현대작곡가들을 사로잡는 비올라 소리가 궁금한 독자들에게 팁을 드리자면 바이올린 독주곡을 비올라로 편곡한 곡과 번갈아 들어보자. 같은 곡을 바이올린과 비올라로 듣고 나면 지금껏 내가 알지 못했던 비올라의 세계가 열릴 것이다.
곧 12월이다. 겨울 낭만을 중성적이고 묵직한 비올라의 음색으로 채워보면 어떨까. 비올리스트였던 드보르작이 쓴 현악4중주 12번 '아메리카'로 2021년 마지막 달을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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