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오미크론' 국가 여행제한 부당" vs 美 "여행제한으로 대비 시간 벌어"
미 앤서니 파우치 소장 "필요한 규제..대비 시간 벌어"
오미크론 처음 알린 의사 "오미크론 변이 경미한 증상"
일각, '향후 1~2주 입원환자 추이 봐야 알 수 있을 것'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맛시디소 모에티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지역사무국장은 성명에서 “여행 제한은 코로나19 확산을 약간 낮추는 데 기여할 지도 모르지만 삶과 생계에 부담을 준다”면서 “국제보건규약(IHR)에서는 만약 규제가 적용된다면 불필요하게 침해하는 것이 아닌 과학을 기반으로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IHR는 196개국이 승인한 국제법으로 국제적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는 질병이 발발했을 때 관리 및 대응 체계에서 각국이 갖춰야 할 권리와 책임을 규정한다.
모에티 국장은 “현재 오미크론 변이가 세계 일부 지역에서 발견된 만큼 아프리카를 겨냥하는 여행 제한은 전 세계 결속력을 해친다”면서 “코로나19는 끊임없이 우리의 분열을 이용하고 있다. 우리가 해결책을 위해 손 잡을 때만이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미크론의 출현을 투명하게 알린 남아프리카 국가들에 경의를 표했다. 모에티 국장은 “세상에 새 변이를 알린 남아공과 보츠와나 정부의 신속성과 투명성은 칭찬할 만하다”면서 “WHO는 생명을 살리는 공중보건 정보를 과감하게 공유해 코로나19 확산으로부터 세상을 보호해준 아프리카 국가들 편에 서 있다”고 밝혔다. 마리아 반 커코브 WHO 코로나19 기술책임자도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새 정보를 보고했다고 해서 낙인찍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기존 델타변이보다 전파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험도가 얼마나 높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오미크론의 증상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를 처음 보건 당국에 알린 남아공의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이전에 내가 치료했던 증상과 매우 달랐지만 아주 경미했다”면서 그가 치료했던 환자들이 건강하다고 말했다.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았지만 미각 및 후각 상실이 없었고 가벼운 기침 증상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는 “특이한 사례로 열이 나고 맥박이 매우 높은 6살 아이가 있었는데, (치료한지) 이틀 후 아이는 훨씬 나아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쿠체 박사가 관찰한 오미크론 감염자는 20여명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건강한 남성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날 성명을 통해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며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WHO는 현재로선 오미크론 증상이 다른 변이와 다르다고 볼 만한 정보가 없다면서 증상의 심각성을 파악하기까지 며칠에서 수주까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상로 판단할 때 오미크론으로 인한 재감염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예측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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