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첫 가동·인선 속도 마이웨이..'이준석패싱' 논란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김연정 이슬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29일 첫 공식 회의를 열고 주요 인선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인선에서는 홍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조경태 의원과 범죄심리범죄심리학자로 여성·아동 인권 보호 전문가로 활동해 온 이수정 경기대 교수, 사할린 강제이주 동포의 손녀이자 워킹맘인 30대 여성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며 당내 화합과 2030 취약층 공략, 외연 확장에 방점을 뒀다.
그러나 이 교수의 경우는 이준석 대표가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영입을 반대했음에도 임명이 강행돼 '이준석 패싱'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됐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윤 후보의 '마이웨이' 행보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이날 윤 후보는 2박3일 충청 방문 일정에 앞서 선대위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윤 후보는 "대선 D-100이 되는 날 첫 선대위 회의를 하고 첫 일정으로 2박3일 충청 지역에 가기로 했다"며 "중원인 충청에서 정권 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승리의 100일 대장정을 나선다"고 말했다.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첫 선대위 회의에 가슴이 뛴다"며 "국민들이 자유롭게 뛰는 세상을 윤 후보께서 틀림없이 만들 거라 생각하고 저도 미력이나마 다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게 발언 순서를 양보한 이준석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승리하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을 생각해선 안 된다. 우리 모두에게 무운이 함께하길 기원한다"며 짤막한 언급을 내놓는데 그쳤다.
윤 후보가 발표한 공동선대위원장 인선에는 당내 경선 때 홍준표 캠프 '좌장' 역할을 했던 5선의 조경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당초 거론되던 친윤계 5선의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빠졌다.
또, 2030 여성의 지지를 받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할린 강제이주 동포의 손녀이자 워킹맘 스트류커바 디나(30)씨 등 외부 인사 2명도 이름을 올렸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됐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당분간은 김병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의 '원톱' 체제로 선대위가 운영될 전망이다.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은 회의에서 "앞으로 정책본부는 100일 동안 매일 정책을 생산하고 매일 매일 국민에게 정책을 배달하겠다"며 "국민 마음과 현장 목소리를 재료 삼아 약자 동행, 청년 주도, 국민 통합을 담을 수 있는 정책, 미래의 세금과 연금, 일자리, 청년들의 주도성 모두를 지켜내는 정책을 앞으로 100일간 매일 쏟아내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 측은 선대위에 새 인물 수혈을 위해 추가적인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 중이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국민 모두가 대선 캠페인의 주인공이 되는, 국민과 함께하는 선대위를 만들도록 하겠다.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외부 전문가를 앞으로도 모시겠다"며 "경륜 있는 원로, 유능한 청장년 인재를 전부 모아서 당이 하나가 되는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라는 윤 후보 말씀이 있었다"고 인선 방향을 밝혔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도 이르면 이번주 인선을 공개하며 활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다만,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그간 선대위 영입이 추진됐던 '조국흑서' 공동저자 권경애 변호사와 김경율 회계사 등 '중도외연' 확장에 의미가 있는 인사들이 합류 거부 의사를 밝히는 등 외부 인사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윤 후보의 선대위 인선과 운영 방식 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가 김병준 위원장의 공식 활동 개시, 청년위원회 출범, 윤 후보의 2박3일 충청 방문 일정 등과 관련해 사전에 내용을 공유받지 못하며 '패싱' 당했다는 논란이 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선대위 직전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이수정 교수 영입과 관련, "선대위는 인사를 통해 방향성을 보여줘야 하는 것인데 지금까지 우리 당이 견지한 방향성과 일치하는지 의문이 강하게 든다"며 "후보가 결심하면 당연히 영입할 수는 있지만, 우리 지지층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거듭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당 대표가 반대하는 인사에 대한 영입이 그대로 이뤄진 셈이다.
이 대표는 또한 윤 후보의 2박3일 충청 방문 일정에 동행하는 것으로 한때 알려진 데 대해 "언론 릴리즈 전까지 가자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이렇게 되면 못 들었기 때문에 '이준석 패싱'이고, 두 번째는 '이준석이 후보 일정에 협조 안 한다'고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아닌가. 제 입장에선 황당한 건데 이게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선대위' 인선 난맥상 지적에 대해 "결국 인사는 후보가 모든 권한을 가져가는 것인데 후보 전략이 대통합 또는 모든 사람을 그냥 쓰자는 취지 같다"며 "김 전 위원장이 '옳지 않다'는 식의 경고를 했는데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지율이 우세하게 나오고 있어서 윤 후보 뜻대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100일이면 판세가 여러 번 출렁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런 분위기면 김종인 전 위원장은 절대 안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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