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를 타고 정호연·김신록·백현진 같은 스타들이 발굴된 까닭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1. 11. 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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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연은 최근 미국 최대 에이전시 CAA와 글로벌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최근 들어 정호연이나 김신록 같은 새로운 얼굴들이 드라마업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들어 정호연, 김신록, 백현진, 이선빈 같은 새로운 얼굴들이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등장하고 있다는 건 그래서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콘텐츠 그리고 새로운 얼굴들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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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연부터 이선빈까지, OTT가 끄집어낸 새로운 얼굴들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정호연은 최근 미국 최대 에이전시 CAA와 글로벌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브래드 피트, 비욘세와 한솥밥을 먹게 된 것. 벌써부터 할리우드 활동 이야기가 솔솔 피어나고 있다. 물론 톱모델로서 정호연은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 한 편이 그를 배우로서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세웠다.

<오징어게임>이 대부분의 출연자들에게 엄청난 수혜를 주었지만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인물은 역시 정호연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이다. 국내의 플랫폼에 올라가는 드라마였다면 이건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 게다. 사실상 무명의 배우에게 이런 중요한 역할 자체가 돌아갈 수가 없었을 거라는 것. 하지만 넷플릭스 같은 OTT는 상대적으로 캐스팅을 통한 티켓 파워에 그다지 목매지 않는다. 대신 참신한 작품이 우선이고 그래서 오히려 성공작을 통한 새로운 스타들이 발굴되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여준다.

최근 시리즈를 시작해 하루 만에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에 등극했던 <지옥>의 인기와 더불어 갑자기 떠오른 배우 김신록에 대한 주목도 마찬가지다. 물론 김신록의 가능성이 분명하게 보였던 전작들이 존재한다. 그건 바로 tvN <방법>과 JTBC <괴물>이다. 연산호 감독의 <방법>에서 무당 역할로 선을 보인 후 <괴물>에서 형사 오지화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배우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사실상 연극 등을 통해 준비된 배우였던 김신록에게 <지옥>은 날개를 달아줬다. '지옥행' 선고를 받고 아이들을 위해 새진리회가 주관하는 라이브 방송 앞에 서는 박정자라는 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아이들을 위한 마음과 그럼에도 다가오는 공포, 그런 자신을 대중매체 앞에 내보여야 한다는 모멸감 같은 감정들이 강렬한 폭발력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시즌2를 예고하는 반전을 보여주는 엔딩에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김신록은 쿠팡플레이가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 <어느 날>에도 검사 안태희 역할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인물 역시 권력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면서도 그것이 좌절되어 콤플랙스 같은 것을 갖게 된 인물로 김신록 특유의 복합적인 감정 연기가 잘 드러나는 인물이다.

최근 들어 정호연이나 김신록 같은 새로운 얼굴들이 드라마업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통해 개성 강한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만든 백현진이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로 전과는 다른 매력으로 우뚝 선 이선빈 같은 배우들의 출연이다. 물론 이들은 다른 작품들에서도 여러 차례 모습을 보인 바 있지만 최근의 존재감이 남다른 건 OTT드라마라는 새로운 세계가 가진 색깔을 만나 개성 강한 연기가 훨씬 도드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지상파, 케이블, 종편을 망라해 드라마 캐스팅이 늘 '거기서 거기'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캐스팅이 변하지 않는다는 건 거꾸로 말하면 작품도 늘 비슷한 장르나 스토리, 색깔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정호연, 김신록, 백현진, 이선빈 같은 새로운 얼굴들이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등장하고 있다는 건 그래서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콘텐츠 그리고 새로운 얼굴들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새 얼굴이 없었던 게 아니라, 이들이 설 콘텐츠가 없었던 것일 뿐.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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