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현대사 찢었다" 루이비통의 패션 천재, 41세로 별이 되다
인형이 주렁주렁 10개 달린 니트, 옷이 아니라 건축 구조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패딩 점퍼, 번쩍이는 페이턴트 소재로 만든 오색 비단잉어 백팩…버질 아블로는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일 때마다 패션업계에 '패션을 넘어서는 어떤 것'을 증명했다. 패션인가? 장난인가? 아니면 예술인가...?
오프 화이트(OFF-WHITE)와 루이비통으로 현대 패션사에 잊을 수 없는 발자국을 새기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가 현지시간으로 28일 암투병 끝에 41세로 세상을 떠났다. 2019년 심장에 혈관종양이 자라는 희귀병을 진단받은지 2년 만이다. 현대의 '칼 라거펠트'로 찬사를 받던 아볼로는 부인 섀넌과 두 자녀를 남기고 영면했다.
2013년 '신명품'의 대표 주자이자 훗날 스트리트 패션의 장기 집권을 선도할 브랜드 '오프화이트'를 론칭했다. 그는 자신의 브랜드 오프화이트를 통해 '어느 쪽으로도 정의할 수 없는' 패션을 선보였다. 아블로는 물과 기름같은 스트리트 캐주얼과 럭셔리를 뒤섞어놓은 오프화이트를 통해 '패션의 천재'로 인정받게 됐으며 아티스트, 건축가, 디자이너, 엔지니어로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게 된다.
2018년 세계 1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그를 남성복 총괄 디자이너(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당시에는 그가 흑인이라는 사실이 패션업계와 명품업계에 파격적인 화제가 됐지만 이후 아블로는 아방가르드한 그의 컬렉션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다. 통념을 뛰어넘는 그의 패션쇼와 컬렉션은 자신의 어린시절과 인종에 대한 정체성, 격식에 대한 도전과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곤 했다. 그는 패션이라는 렌즈를 통해 동시대와 과거, 미래를 연결하는 세계를 창조하려 했다.
비단잉어 백팩은 시작일 뿐, 전통한복만큼이나 폭이 넓은 남성용 플레어 스커트(360도 펼쳐지는 대폭 치마) 공개됐다. 베트맨, 가재, 혹은 꽃게 그리고 용과를 연상시키는 이번 컬렉션의 다양한 옷들은 패션 피플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남성용 플레어 스커트와 루이비통 고유의 다미에 무늬를 통해 남성복 기득권의 정점에 서 있는 맞춤형 정장(suit)의 격식에 도전했다.
버질 아블로는 2022 봄/여름 루이비통의 남성 컬렉션을 공개하며 이 컬렉션의 주제로 체스를 언급했다. 그는 "체스 게임은 인생과 닮았다"며 "전략적으로 항상 대결 중인 두 개의 주체라는 아이디어 말이다"고 말했다.
앞서 아블로는 올해 봄/여름 남성 컬렉션부터 명품의 진지함과 엄숙함을 벗어난 파격으로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일명 LV프렌즈라고 불리는 인형 10개가 옷에 달려있는 후드 티셔츠, 인형 6개가 주렁주렁 부착된 가방...어린시절의 로망을 현실화한 듯한 제품들은 루이비통이 패션업계에 독보적인 아방가르드(전위부대)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장난감같은 이 명품 니트는 가격이 무려 952만원, 인형 6개가 부착된 기폴 반둘리에 가방은 가격이 1600만원에 달했다.
아블로의 파격은 올해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도 계속됐다. 건축학을 전공한 그는 자신의 전공을 한껏 살렸고 루이비통 남성 가을 컬렉션에는 건축에 대한 그의 열정이 여실히 반영됐다. 파리 스카이라인 푸퍼 재킷은 도시 파리의 랜드마크 빌딩을 모두 담아냈다. 가운데 노트르담 성당부터 루브르 박물관의 작은 피라미드, 파리 개선문과 팡테옹, 에펠탑, 퐁피두 센터까지 모두 패딩 디자인에 반영됐다. 파리의 이 건축물들은 파리의 랜드마크이자 건축사의 한 획을 그은 역사적인 명소의 건축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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