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에 진심' SK스퀘어, 블록체인·메타버스에 1000억 쏜다

선한결 2021. 11. 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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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재상장하는 SK스퀘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900억 투자..2대 주주 올라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지분 40% 인수
"블록체인·메타버스 생태계 조성할 것"


정보통신기술(ICT)·반도체 투자 기업 SK스퀘어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분야에 약 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벌인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900억원을, 3차원(3D) 디지털휴먼(가상인간) 제작사 온마인드엔 8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가상 자산을 쉽게 거래할 수 있게 하고 실제 같은 아바타나 가상 인플루언서 등을 선보여 메타버스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최근 주요 고성장 미래 신산업으로 꼽히는 블록체인·메타버스 영역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SK스퀘어, 코빗에 900억 쐈다

29일 SK스퀘어는 국내 최초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약 900억원을 투자해 코빗 지분 약 35%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SK스퀘어는 넥슨의 지주회사 NXC(지분 48%)에 이어 코빗의 2대주주가 된다. 코빗은 2017년 NXC에 인수됐다.

코빗은 원화(KRW)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 중 하나다. 현재 핵심 가상자산 70종에 대해 거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3년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을 원화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SK스퀘어는 코빗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SK스퀘어 순자산가치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들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비롯한 국내 가상자산거래 금액 규모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1~9월 누적 기준 국내 가상자산거래 금액은 약 3584조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 금액보다 450조원 이상 많다. 

SK스퀘어는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이 제도권 법제화 단계에 본격 진입했다”며 “향후 사회 혁신 플랫폼 사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판단해 ICT ‘넥스트 플랫폼’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코빗에 투자를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프랜드-코빗타운 시너지 효과 도모

SK스퀘어와 코빗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코빗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서비스와 시장 정보 신뢰도를 높여 가상자산거래 시장을 비롯해 주변 파생 산업까지 키우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SK 계열 메타버스 사업과도 시너지 효과를 도모한다. 코빗은 가상자산거래 서비스 이외에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거래 시장,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코빗타운’을 각각 운영한다.


SK스퀘어는 이를 SK 산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콘텐츠 플랫폼 플로·웨이브, 앱마켓 원스토어 등과 연계할 계획이다. 이프랜드와 코빗타운을 연동해 이프랜드 이용자가 가상재화를 손쉽게 구매·거래할 수 있게 하거나, 웨이브·플로·원스토어의 콘텐츠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제작한 NFT를 코빗 NFT 메뉴에서 거래하도록 하는 식이다. 

코빗의 가상자산거래소 사업 규모를 늘리기 위한 협력도 확대한다. SK스퀘어 관계사 SK텔레콤의 전화번호 기반 통합로그인 서비스, DID(분산신원확인) 기반 간편 인증 서비스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이 코빗을 통해 편리하고 신뢰성 높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SK의 T멤버십, T우주 등 각종 마케팅 채널을 통한 프로모션도 늘린다. 

온마인드 지분도 인수…메타버스 가상 인플루언서 나올까

이날 SK스퀘어는 카카오 계열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에 80억을 투자해 지분 4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도 밝혔다. 이번 거래엔 보통주와 전환우선주가 포함된다. 온마인드는 작년 4월 설립된 비상장사다. 작년 11월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SK스퀘어의 분할 전 모체인 SK텔레콤과 카카오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메타버스 동맹으로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온마인드는 자체 개발한 3D 디지털휴먼 기술을 통해 메타버스 관련 유망 기업으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3D 디지털휴먼이 ‘수아(SUA)’다. 사람을 3D 스캔해 형상을 본떠 가상 공간으로 옮기는 방식이 아니라 가상 공간안에서 뼈대를 세우는 ‘스컬핑’ 방식으로 구현했다. 수아는 작년 게임 엔진기업 유니티코리아의 광고 모델로 쓰이기도 했다. 

온마인드의 버추얼휴먼 '수아'


SK스퀘어는 "온마인드 투자 역시 코빗과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콘텐츠 플랫폼 플로·웨이브 등과 사업 시너지가 매우 클 것으로 본다"며 "디지털휴먼 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한층 더 실감나는 아바타를 구현하거나, 매력적인 가상 인플루언서를 선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사가 메타버스 기반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벌일 수 있다. 오디오플랫폼 플로나 영상플랫폼 웨이브에 디지털휴먼을 접목하는 식이다. 디지털휴먼 ‘셀럽’을 만들어 오디오·영상 분야 인기 아티스트로 육성할 수 있다.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담당자(CIO)는 “이번 SK스퀘어의 투자와 함께 SK메타버스 생태계가 새 출발점에 서게 됐다”며 “이프랜드, 플로·웨이브, 원스토어 등과 신규 투자기업들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SK의 메타버스 생태계를 한층 견고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K스퀘어는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미래 혁신을 이끌 ICT 영역에 지속 투자해 매력적인 투자 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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