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이준석 패싱' 심상치 않다

정윤아 2021. 11. 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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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준석, 윤석열·김병준 충청일정 사전에 몰랐다
앞서 청년위 설치와 김병준 기자회견 패싱 논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최서진 기자 =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의 이준석 당대표 패싱이 예상롭지 않다. 선대위 중심은 후보가 맞지만, 초반 김병준 상임위워장 기자회견부터 청년위원회 설치, 충청 2박3일 일정 등 당대표가 패싱되는 일이 이어지면서 후보와 당대표 사이에 소통이 안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후보의 충청 일정에 대해 사전에 몰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과거 지역정치 그런 문법이고, 하여튼 저는 어제 언론에 릴리즈(배포) 되기 전까지 저한테 가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못 들었기 때문에 이준석 패싱이고, 두 번째는 이준석이 후보 일정에 협조 안 한다, 이렇게 이간질하려는 사람들 있을 것"이라며 "제 입장에서는 황당한 거다. 이게 그런데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가동 후 첫 일정으로 2박3일간 세종과 대전을 찾는다. 이번 일정은 지난해 총선에서 '세종'지역구에 출마했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동행한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서 김병준 위원장과 함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선대위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도 하고 있다.

후보의 중요일정을 함께 하진 않더라도 관련 일정을 사전에 아예 몰랐다는 이야기는 선대위 내부에서 이 대표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지점이다.

이런 패싱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열린 김병준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사전에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윤 후보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그날 오후 언론에 '김병준 위원장의 오늘 기자회견을 전혀 몰랐느냐'는 질문에 "네, 전혀 상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을 할 때는 (윤석열) 후보와 의견교환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본부장 회의에 앞서서 먼저 (회견을) 한 의도는 정확히 전해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병준 위원장이 수락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한 게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란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에 "저는 기자회견 자체가 무슨 목적이었는지 파악이 안 된다"고 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에 대해 "후보도 제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몰랐다"며 개인적인 시작이니 기자들에게 인사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그 후 청년위원회 출범을 두고도 비슷한 일이 생겼다.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청년위)가 지난 28일 출범했는데 조직 출범 직전까지 이 대표와 김용태 청년최고위원등이 몰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년위 출범식에 이 대표와 김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이런 사태를 보던 홍준표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와 선대위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홍 의원은 "모든 것이 로마로 통하듯이 정당의 모든 것은 당대표를 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대표를 패싱하고 당대표를 깔보는 정당은 이익집단에 불과하지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사람이 많은 조직일수록 그건 병든 조직이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선출된 당대표가 당의 제일 어른이다"고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패싱 논란 이제 지겹다"며 "후보는 선거에 있어서 무한한 권한과 무한한 책임을 가지고 간다. 애초에 패싱 논란이 있을 수 없고, 당 대표랑 상의 안 한다고 문제 있는 거 아니다"고 패싱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 대표를 향한 패싱은 윤 후보가 지난 5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본격화되고 있다.

그 배경으로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 후보측 등에 따르면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가 윤 후보보다 홍 후보와 상대적으로 가깝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또 윤 후보는 이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거부 과정에서 이 대표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고 선대위 여러 과정에서 그런 모습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병준 위원장 입장에서는 이 대표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을 위해 김 전 위원장이 불만을 가졌던 김병준 거취문제를 '김병준을 특위로 돌리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병준 위원장 입장에선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김 전 위원장을 모시기 위해 자신을 특위로 돌리자고 주장한 이 대표가 반갑지 않을 것이다.

이유가 뭐가됐든 당대표이자 공동선대위원장인 이 대표를 계속 패싱하는 것은 가뜩이나 약한 2030세대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또 내부분열로 보여 추후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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