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유리 이어붙여.. 새로운 조형美 빚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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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과 유리는 시각적으로 다르지만, 형질적으론 한 몸입니다. 두 재료를 조형적으로 결합시켜 대비감과 통일감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미감을 추구했습니다."
"돌이라는 재료에 한계를 느껴서 2017년부터 유리조형을 연구해 돌에 접목했지요. 작업 중간에 재료가 깨지면 다시 갈아서 해야 하니 그 과정이 고통스럽습니다."
돌과 유리 층을 여러 개 이어붙이며 작품마다 독특한 조형을 만들어야 하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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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가 신재환 개인전
국내 첫 ‘대리석 유리조각’ 시도
이질적 재료간 대비-통일 눈길
“돌과 유리는 시각적으로 다르지만, 형질적으론 한 몸입니다. 두 재료를 조형적으로 결합시켜 대비감과 통일감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미감을 추구했습니다.”
신재환(48) 조각가는 자신의 작품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리석 유리 조각’을 국내 최초로 시도한 그가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 삼청동 갤러리41에서 오는 12월 4일까지 조각 작품 16점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들은 연작 형태로 이뤄진다. 제목은 ‘둥지’ ‘생명의 서정’ 등이다. 이번 전시 타이틀이기도 한 ‘그곳을 향하여’라는 제목의 작품이 가장 많다.
“예술을 통해 늘 탈바꿈하겠다는 작가적 지향을 표현한 것입니다. 차가운 느낌을 주는 돌과 유리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업을 해 왔는데, 그 과정이 무척 힘듭니다. 그래서 굳이 이 재료가 아니어도 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자꾸 찾아옵니다. 그걸 경계하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려 합니다.”
1m 이내의 탑(塔)을 떠올리게 하는 그의 작품들은 이질적 두 재료가 빚어내는 조형의 아우라를 뿜어낸다. 그의 말대로 대비감과 통일감이 묘하게 경쟁하는 듯한 느낌이다. 또한 한 작품의 빼어난 미감에 눈길을 주고 있으면, 바로 그 옆의 조각이 나를 보라고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작품들끼리도 조형미를 시새워 뽐낸다고 할까.
그가 이런 경지에 이르기까지 20여 년이 걸렸다고 한다. 어린 시절 그림을 공부했던 그는 고교 때 찰흙 작업이 교사의 칭찬을 받은 것을 계기로 조각의 길로 들어섰다. 석조각의 대가인 전뢰진 작가로부터 6년간 배운 후 인물과 새 등을 소재로 구상작품에 몰두했다. “돌이라는 재료에 한계를 느껴서 2017년부터 유리조형을 연구해 돌에 접목했지요. 작업 중간에 재료가 깨지면 다시 갈아서 해야 하니 그 과정이 고통스럽습니다.”
돌과 유리 층을 여러 개 이어붙이며 작품마다 독특한 조형을 만들어야 하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2개월 동안 몰두해서 한 작품을 만들 때도 있다. “그래도 사람들이 보며 즐거워해 주니 보람 있다”며 그는 환하게 웃었다.
그와의 대화는 주로 필답을 통해 이뤄졌다. 청각장애로 인해 언어 소통이 여의치 않아서였다. 그런데 필답을 하니 그의 뜻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고 되레 친밀하게 느껴졌다. 1세 때 발견한 장애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으나, 혼신의 힘으로 자신만의 예술을 가꿔왔다. 여러 번 도전한 끝에 미술대학에 들어가 조소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환경조각과 유리조형을 공부하며 학업도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박사 학위 청구전이기도 하다.
전시장을 나설 때 그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쓴 종이를 내밀며 미소를 지었는데,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다. 한국 미술계에 없었던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이기 위해 그가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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