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엑세스]가상자산 규제, 글로벌 용어·개념 합의가 먼저다

방성훈 2021. 11. 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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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호로위츠 비트고 컴플라이언스 최고 책임자(CCO)]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상자산에 대한 가치와 필요성은 훨씬 분명해졌다.

많은 국가와 기관들이 가상자산을 제도권 안에 편입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국가나 기업마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주요 용어와 개념들을 조금씩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주요 용어 및 개념에 대한 글로벌 컨센서스를 파악하고 서로 일치시키는 것이 선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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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호로위츠 비트고 컴플라이언스 CCO
제프 호로위츠 비트고 컴플라이언스 최고 책임자(CCO).
[제프 호로위츠 비트고 컴플라이언스 최고 책임자(CCO)]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상자산에 대한 가치와 필요성은 훨씬 분명해졌다. 많은 국가와 기관들이 가상자산을 제도권 안에 편입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국가나 기업마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주요 용어와 개념들을 조금씩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준과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주요 용어 및 개념에 대한 글로벌 컨센서스를 파악하고 서로 일치시키는 것이 선결 과제다.

개념 일치가 필요한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커스터디(Custody)다. 커스터디는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관리해주는 ‘수탁’ 서비스를 뜻한다. 이는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수탁 기능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온라인 송금과 결제가 일상적으로 이뤄져도 우리의 돈이 실재한다고 믿을 수 있는 것은 현금 자산들이 실제로는 금융기관의 금고 등 안전한 곳에 보관돼 있고, 수탁 시스템이 안정화 돼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도 신뢰할 수 있는 자산이 되기 위해선 안전과 보안을 갖춘 커스터디가 필수적이다.

다만 이 때 얘기하는 커스터디는 수탁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맡겨두면 이자를 주는 예금이나 맡긴 자산을 금융회사가 투자해 수익을 내주는 ‘위탁’ 운용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일부 기업이나 국가 등이 종종 커스터디 개념과 위탁 운용을 혼동해 쓰고 있어 오해 소지가 있다.

가상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안전하게 보관하는지 보다는 맡겨두면 이자수익 등 수익률이 발생한다는 식으로 소개하는 게 대표 사례다. 안전을 보장하는 수탁 개념과 수익률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갈 위험이 있다.

안전한 수탁의 기준도 개념 일치가 필요하다.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지갑은 온라인에 연결돼 있는지 여부에 따라 ‘핫 월렛(Hot wallet)’과 ‘콜드 월렛(Cold wallet)’으로 구분한다. 온라인에서 실행되는 핫 월렛은 거래시엔 용이하지만 해킹 위험이 있다.

콜드 월렛은 계좌의 비밀번호 역할을 하는 ‘개인 키’를 오프라인에 저장한다. 비교적 안전하지만 거래 시엔 오프라인에서 가져온 키로 온라인에서 서명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콜드 월렛보다 더 안전하게 자산을 보관하려면 온라인에 아예 연결하지 않고 100% 오프라인 상태에서 가상자산을 저장하면 된다. 이처럼 키의 생성, 저장, 서명까지 오프라인화시켜 더 확실한 안전을 추구하는 커스터디 기술은 콜드 월렛과의 차별화를 위해 ‘딥 콜드 스토리지(Deep cold storage)’라고 부른다.

비트코의 ‘직접관리형 커스터디’도 이에 해당한다. 일본 일본금융청(FSA)의 허가를 받은 거래소 중 25%가 이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 자산을 보호하고 있다. 일본과 홍콩 정부는 가상자산 규제를 도입하면서 이러한 딥 콜드 스토리지를 의무화했다. 처음부터 모든 사업자들이 딥 콜드 스토리지를 갖춘 것은 아니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결과다.

가상자산 생태계에는 중재자와 규제자가 모두 있어야 한다. 다만 가상자산 업계와 규제당국은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진입할 수 있는 합리적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다방면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특히 글로벌 컨센서스와 부합하는 용어와 개념이 모든 사람에게 정착돼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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