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0대 임원·40대 사장 나오나.. 내년부터 직급별 승진연한 없앤다

최인준 기자 2021. 11. 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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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인사제도 개편안 발표.."이재용 '뉴삼성' 구축 첫걸음"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뉴시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사원들의 직급과 사번을 노출하지 않고, 직급별 승진 연한을 없앤다. 연공서열을 사실상 폐지해 나이와 상관없이 뛰어난 성과를 올린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29일 새 인사제도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새 인사 개편안은 내년부터 시행된다. 삼성전자가 인사제도를 손보는 것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부서별로 설명회를 갖고 인사 개편안에 대해 알릴 예정이다.

삼성은 연차에 따라 연봉과 직급이 올라가는 기존 ‘연공서열’ 방식을 없애고 나이와 상관 없이 능력과 성과에 따라 인재를 중용하는 방향으로 인사제도를 개편했다. 이를 위해 우선 현 직급제는 유지하되 앞으로 직급이나 사번 정보를 회사 인트라넷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매년 3월 진행하던 승진 대상자 발표도 내년부턴 하지 않는다. 부사장·전무 직급도 부사장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삼성은 직급별 근무 기간인 ‘표준체류기간’도 폐지한다. 삼성전자의 직급단계는 CL(Career Level) 4단계(CL1∼CL4)로 돼 있는데 상위 직급으로 올라가려면 8∼10년의 기간을 채워야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기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대신 팀장이 운영하는 ‘승격 세션’을 통해 성과를 인정받으면 과감한 발탁 승진이 이뤄질 수 있다. 앞으로는 30대 임원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급 자체는 유지하되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직급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연공서열 대신 수평적 문화가 정착되고 의사소통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내 성과 평가 시스템도 바꾼다. 삼성전자는 상대평가에서 성과에 따라 누구나 상위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고성과자(EX등급) 10%를 제외하고 나머지 90%의 직원에 대해서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업무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또 한 부서에서 5년 이 상 근무한 직원에게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내 FA(프리에이전트) 제도도 도입한다.

재계에선 삼성의 이번 인사 개편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삼성’ 구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평소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 데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밸리식의 수평하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인사제도 개혁부터 나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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