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집' 6곳 사업자 선정..84㎡ 확정분양가 5억~8억원대
[경향신문]
집값 10% 내고 10년 거주 후 미리 정한 분양가 매입 가능
화성능동·의왕초평 등···이르면 2023년 상반기 착공 돌입
집값 10%를 내고 10년 거주한 후 미리 정한 분양가격에 입주할 수 있는 ‘누구나집’ 시범사업지 6곳의 분양전환가격(분양가)이 공개됐다.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5억9400만~8억5000만원 수준으로 확정됐다. 의왕초평의 경우 분양가가 8억원이 넘는 데다 10년 동안 매월 내야할 임대료까지 포함하면 부담 금액은 더 높아진다. 정부는 10년 뒤 상승률을 감안하면 고분양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2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는 ‘누구나집’ 시범 사업지 6곳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계룡건설컨소시엄, 제일건설컨소시엄 등 5개 사업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누구나집은 집값의 10%를 지급한 후 10년 동안 시세 85~95% 수준 임대료를 내고 거주한 뒤 사전에 확정된 분양가로 매입할 수 있는 분양가확정 분양전환형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다. 안정적인 소득은 있지만 당장 집을 마련할 목돈이 없는 무주택자·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여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제시한 공급대책이다.
이날 공개된 확정분양가를 보면 의왕초평 A2지구는 전용면적 84㎡가 8억5000만원으로 정해졌다. 지난 9월 LH가 제시한 확정분양가격 상한선인 9억5600만원보다는 낮게 책정됐지만, 주변 아파트 최근 매매가격이 6억4000만~7억50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시세 대비 110~130% 수준의 가격이다.
최근 인근 지역에서 분양한 공공분양주택과 비교해봐도 누구나집 분양가가 더 높다. 올해 초 분양한 의왕초평 A-3 신혼희망타운은 전용 55㎡ 기준 분양가가 3억6500만~3억8870만원대였다.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최고 약 5억9300만원이다. 신혼희망타운은 통상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된다는 지적이 있음에도, 누구나집 분양가인 8억5000만원을 크게 밑돈다. LH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보육 여건을 함께 조성하기에 일반 공공분양 대비 건축비가 더 많이 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총 890가구가 조성되는 화성능동 A1지구는 전용 84㎡ 기준 확정분양가가 7억400만원, 74㎡는 6억3800만원으로 정해졌다. 인천검단의 경우 지구별로 차이가 있지만 확정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5억9400만~6억1300만원으로 제시됐다. 74㎡는 5억원대, 59㎡는 4억원대로 책정됐다. 84㎡ 기준 화성능동은 LH가 제시했던 상한선(7억2800만원)에 가깝게, 인천검단A31은 상한선(6억1300만원) 수준으로 분양가가 정해졌다.
국토부는 사업 공모시점인 지난 9월 감정가를 기준으로 분양시점까지 연평균 주택가격 상승률 1.5%를 가정한 범위 내에서 사업자가 확정분양가격을 제시하도록 했다.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다소 낮고, 예상 주택가격 상승률을 보수적으로 책정한 점 등을 감안하면 임차인은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전환 받을 수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설명은 분양시점인 13년 후 최대 20%에 가까운 집값 상승을 가정한 것으로, 최근 정부가 연일 강조해 온 ‘집값 고점론’과 엇갈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양가가 현재 인근 신축가격보다 조금 저렴하다면 10년 뒤엔 더 낮은 수준일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도 주택가격 상승을 전제할 때만 ‘저렴한 가격’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며, 임차인이 분양전환까지 10년간 내는 임대료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6개 사업지는 주택건설 사업계획승인, 실시설계 등을 거쳐 이르면 2023년 상반기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입주자 모집은 착공 후 2년, 입주까지는 통상 착공 이후 2년 반 정도가 소요된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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