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 불편한 배구인들..'민폐구단' 전락한 IBK기업은행

최희진 기자 2021. 11. 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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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주전 세터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의 팀 이탈에서 시작된 IBK기업은행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프로배구 감독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IBK기업은행이 여자배구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재를 뿌리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13일 조송화와 김 코치의 팀 이탈 이후 2주 이상의 시간이 흘렀지만 IBK기업은행은 여전히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코치에서 감독대행으로 승격된 김사니 대행이 지난 23일 “서남원 전 감독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하고 서 전 감독이 이를 부인하면서 일이 더 커졌다. 김 대행은 지난 27일 “(폭언 건에 관해)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새 감독이 와도 코치로서 팀을 지키겠다” 등의 발언을 해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김 대행이 입을 열 때마다 여론이 험악해지고 있지만 IBK기업은행 구단은 여전히 그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있다. 김 대행이 이끄는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다른 팀 지도자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여자배구 지도자 중 최고참인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28일 “여자배구가 2020 도쿄 올림픽 특수로 행복을 누리는 시기인데, 지금 IBK기업은행과 김사니 대행 기사만 나오고 있다”며 “일이 좋은 방향으로 빠르게 수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특히 “IBK기업은행이 만날 다음 팀이 한국도로공사(12월2일)이고, 그 다음 팀이 우리(5일)”라며 “고민이 많다. 그 전에 잘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팀과 만나는 것이 유쾌하지 않다는 심정을 내비친 것이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IBK기업은행이 배구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차 감독은 지난 27일 IBK기업은행전이 끝난 후 “(현 상황에 대해) 사실 편한 사람이 누가 있겠나. 우리가 매일 보는 게 배구 기사인데 요즘엔 배구 기사부터 보는 게 아니라 다른 것부터 할 정도로 안 좋은 기사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빨리 정리가 올바르게 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하면서 “알게 모르게 저나 저희 선수들이나 피해 아닌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사니 대행과 악수하기를 거부해, 김 대행과 IBK기업은행을 비판하는 배구 팬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기도 했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끼는 감독들도 있다. 지난 23일 김 대행의 감독대행 데뷔전 상대였던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그것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삼갔다.

남자부 KB손해보험의 후인정 감독도 28일 “저도 배구인이기 때문에 생각은 많다. 하지만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면 이게 또 이슈가 되고 큰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후 감독은 “훈련에서나 생활에서나 항상 선수들에게 선 넘는 행동은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런 행동을 하게 되면 100% 본인에게 돌아오고, 구단과 전 선수들에게 폐가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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