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김현주, 틀을 깨다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1. 11. 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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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김현주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김현주의 틀이 깨지고 있다. 안정감 대신 변화와 발전을 위해 자신을 둘러싼 경계를 허물고 있는 김현주를 만났다.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극본 최규석·연출 연상호)은 예고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현주는 극 중 혼란의 세상에서도 인간의 자유의지를 믿고 새진리회 반대편에 서 있는 민혜진 변호사를 연기했다.

'지옥'은 김현주가 지금껏 해왔던 작품들과 결이 달랐다.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김현주를 생각하면 '지옥' 속 민혜진은 정반대에 놓인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김현주에게는 도전의 의미가 크게 다가오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도전의 부담에도 김현주가 '지옥'을 선택한 이유는 원작에 있었다. 김현주는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제가 원래 하던 연기와 장르가 아니어서 걱정됐지만, 원작 웹툰을 보고 난 다음에는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라고 말했다.

원작의 세계관이 영상화된다면 어떨지 기대감이 들었단다. 또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이 어떻게 캐릭터를 연기할지 궁금증이 있었다고. 더불어 이 어마 무시한 세계관을 만들어 낸 연상호 감독에 대한 호기심에 '지옥'을 선택했다는 김현주다.

또한 '지옥'은 김현주가 자신의 틀을 깨기 위해 선택한 작품이기도 했다. 데뷔 이후 줄곧 비슷한 결의 캐릭터를 주로 해온 탓에 변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했다. 도전은 두렵지만, 발전하지 않고 도태되는 것은 더 싫었던 김현주는 드라마 '왓쳐'부터 조금씩 변화를 시도했다. 그 변화의 연장 선상에서 만난 '지옥'은 틀을 깨기 좋은 무대였다.


'지옥'을 통해 김현주는 액션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생애 첫 액션은 김현주에게 다른 작품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재미를 주기도 했다. 김현주는 "지금껏 혼자 느끼고 생각하는 추상적인 의미에서의 캐릭터 분석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몸으로 연습을 해야 하는 과정이 더 있다 보니까 뭔가 더 준비하는 마음이 들어서 스스로가 설레고 흥분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현주는 "처음 하는 거다 보니까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었는데 주변 액션팀이 많이 도와줘서 즐기면서 했다. 다치지 않고 했던 것에 대해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김현주에게는 '지옥' 촬영 당시 병행하고 있던 드라마 '언더커버'의 최연수와 비슷한 지점들이 있었기에 어떻게 구분을 두고 연기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가 있었다. 이에 대해 김현주는 "같은 변호사 역을 하면서 배우로서 고심을 했던 건 사실"이라면서 "직업은 배경의 하나이지 캐릭터는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병행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티 없이 밝고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최연수와는 다르게 민혜진은 지옥이 도래한 사회에 대한 삐뚤어진 시각과 자신만의 정의감으로 발로 된 반항심을 지닌 인물이라고 생각했단다.

김현주가 연기한 민혜진은 극의 처음부터 끝을 관통하는 인물이지만, 초반부와 후반부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인물이다. 김현주는 이에 대해 "캐릭터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이걸 한 캐릭터처럼 보이게 연결해갈 수 있을가에 대해서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민혜진을 연기하며 난관에 봉착할 때면 원작에 기댔다. 김현주는 "저는 대본을 볼 때 처음 느꼈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어려운 부분이 생길 때마다 원작 웹툰을 찾아가서 보면서 그때 그 감정으 상시 시켰다. 그런 면에서는 원작이 있는 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구나라는 걸 새롭게 알게 됐"고 말했다.


'지옥'은 촬영 현장마저도 김현주에게 새로운 것 투성이었다. CG 촬영 기법 등 새롭게 생겨난 촬영 방식에 대해 온몸으로 체험하게 한 현장이었다. 김현주는 "경력만 오래됐지 현장에서 생소한 것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에게는 새로운 것들을 익숙하게 해내는 후배 배우들을 보며 자극을 받기도 했단다. 김현주는 "제가 멈춰 있는 동안 너무 많은 것들이 달라졌고 발전했다는 걸 알았다"면서 "제가 선배이기는 하지만 후배들을 보면서 배울 점이 많았다. 후배들이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틀을 깨기 위해 김현주가 노력했던 시간들은 '지옥' 공개 이후 '김현주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으로 돌아왔다. 김현주는 이에 대해 "앞으로는 조금 더 다양한 것들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제 스스로 갖고 있는 틀을 깰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더 용기를 가져야겠다"고 말했다.

점차 경계를 허물어 가며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김현주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길 소망한다는 김현주를 아낌없이 응원하고 싶은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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