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주식·코인 종목추천 믿어?" 유료 리딩방 한달 54만원 내고 손실만 봤다

신찬옥 2021. 11. 29. 09: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연맹 리딩방 이용 및 피해 실태조사 결과 발표
리딩방 이용자의 77.6%가 피해에 노출
50%는 실제로 금전적인 피해 당해
유료 리딩방 한달 결제금액은 53만9400원
사기 피해자의 57.6% "아무조치도 못했다"
가장 빈번한 피해는 '추천종목 매수 후 큰 손실'
리딩방 이용채널(카카오톡·라인 등)
운영자 실명정보제공' 요구가 가장 커

"이번주 무조건 뜰 종목! 지금 안사면 후회합니다. 바로 채팅방 접속하세요."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라인 등 메신저 단체 채팅방을 만들고 투자종목 추천한다며 고액의 수수료를 받는 일명 '리딩방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연맹이 공정거래위원회 지원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리딩방 이용자 10명중 8명(77.6%)이 피해에 노출되어 있었고, 이용자 중 절반(50%)은 실제로 금전적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많은 피해자들(57.6%)이 피해를 입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소연은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가상화폐 판매채널과 리딩방 운영자 실명확인, 대포폰 대포통장 근절, 유료 리딩방 이용료 및 해지 환급금에 대한 명확한 기준마련 등을 꼽았다.

◆ 주식·가상자산 뜰 때 리딩방도 호황…47.2%가 유료로 이용

리딩방 이용 유형을 보면 무료이용중이라는 응답이 52.8%로 가장 많았고, 유료이용 40.2%, 유·무료 복수 이용 7.0% 순이었다. 최근 2년 이내 이용 유형은 무료이용이 44.8%이고, 무료에서 유료 전환이용 31.6%, 처음부터 유료이용 8.6%, 유료에서 무료 전환이용 8.0%로 유료리딩방 이용자 대부분이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기간은 1년 미만이 56.6%로 가장 많고, 1년 이상 2년 미만이 29.2%, 3년 이상 3년 미만이 10.6% 순으로 주식과 가상자산시장 활황과 상관관계가 높았다.

리딩방 가입경로는 27.2%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가장 많았고, 광고문자 20.4%, 지인소개 17.6%, 유튜브 방송 14.2%, 정보검색 7.2% 순이었다. 가입 이유로는 '높은 수익률 보장'이 45.0%로 가장 높고, 이어 '빠른 정보제공' 22.0%, '리더의 유명세 및 전문성' 10.8%, '리딩방을 통해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는 소문' 8.6% 순이었다. 특히 유료 리딩방 이용자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64.6%),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28.5%) 가입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같은 목적을 위해 유료방 이용자들은 매달 수십만원의 회비를 내고 있었다. 금소연에 따르면 최근 2년 미만의 유료 리딩방 이용자는 평균 4개월간 이용하면서 회원비로 월평균 53만9400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65.2%가 계좌이체로, 31.5%가 신용카드로 지불했으며 일시불이 80.1%, 할부지불이 19.9%였다.

◆ 한달 회비 평균 53만9400원…10명중 8명 사기피해에 노출

최근 2년이내 유료 리딩방을 이용한 응답자중 50.4%가 유료리딩방을 해지한 경험이 있으며 45.3%는 해지의향이 있었으나 해지하지 않았으며 4.3%는 해지 의향이 없었다. 해약할 의향이 있으면서 해지하지 않은 이유로는 '해약시 발생하는 수수료'가 40%로 가장 많았고 이어 '복잡한 해약 절차'20%, '운영자에 대한 신뢰'15.2%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렇게 거액을 지불하는데도 리딩방 운영자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이용자 상당수가 사기 피해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료방을 이용하면서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자가 50%, '사기 당할뻔 했다'는 응답자가 27.6%로 이용자의 77.6%가 사기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를 당한 피해 유형을 보면 '추천종목 매수 후 큰 손실'이 58.8%로 가장 많았다. 사기피해는 '위장거래소' 13.2%, '리딩방 리더의 연락두절, 투자금 위탁 및 다단계투자' 10.4%, '주가조작 범죄 연루'2.8%, '미등록 투자자문업자의 리딩방' 1.6%이다.

사기를 당할 뻔했다는 응답자의 유형을 보면 '추천종목을 매수했으면 큰 손실'이 46.4%로 가장 많고,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같은 SNS로 위장한 거래소 가입 유인(24.6%), 리딩방 리더의 연락두절, 리딩방 회원비용 환불이 각각 8.7%, 다단계 투자유인(4.3%) 등이었다.

◆ 사기당해도 대응방법 없어…소비자단체·금융감독원 접수가 고작

리딩방 피해를 경험한 응답자 250명은 사기당한 것을 알고도 속수무책이었다고 답했다.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가 57.6%이고, 이어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10.8%)하거나 한국소비자원에 신고접수, 소비자단체에 신고접수(각각 7.2%)한 것이 고작이었다.

리딩방 사기 피해를 인지하고 취한 행동에 대한 만족도를 확인한 결과 모든 행동의 만족도가 중위값 보다 낮아,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단체에 신고접수'를 했을 경우 만족도가 3.11로 가장 높았으며 '금융감독원에 신고접수'한 경우가 2.91로 그 뒤를 이었다.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은 경우는 만족도가 1.93으로 매우 낮았다.

리딩방 이용자들은 이에대한 정부 대책으로 '리딩방 이용채널(카카오톡, 라인 등)이 리딩방 운영자에 대한 실명정보 제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리딩방 과대홍보에 대한 정부의 감시 강화' '리딩방 피해 관련 민원 및 분쟁 처리의 복잡성 개선' '이용자에게 리딩방 운영의 자격 고지' 등이 있었다.

전지원 금융소비자연맹 연구원은 "정부와 SNS 기업 등 이해 당사자들은 리딩방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 환경과 이용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올바른 경로의 정보탐색, 투자 리스크, 리딩방 이용 수칙 등 투자역량 함양을 위한 맞춤형 투자자 교육을 병행해 건전하고 합리적인 투자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조사는 2021년 8월 1일부터 8월 15일 까지(15일간)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며 리딩방을 이용 중인 500명이 참여했다고 금소연은 밝혔다.

[신찬옥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