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태국의 방법

트래비 2021. 11. 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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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태국여행의 열쇠, 블루존


푸켓 섬투어 ⓒ트래비

코로나는 여행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았다. 가고 싶은 곳이 아닌 갈 수 있는 곳을 먼저 찾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유로운 여행이 얼마나 축복이자 행운이었는지를 새삼 실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돌입하면서 여행의 문도 조금씩 열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 자유여행자들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여행 재개를 위해 노력해 온 곳이기도 하다.

모두가 국경을 걸어 잠갔던 올해 2월에도 ‘골프 격리(Golf quarantine)’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여행자들을 환영했다. 이어 특정 지역에서만 머무르는 ‘지역 격리’ 방식으로 점차 여행의 반경을 넓혀갔다. 변동이 많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여행자들의 오랜 열망에 답한 셈이다. 드디어 11월 1일부터는 격리 없이 태국 입국이 가능해졌다. 모든 지역을 격리 없이 개방하기까지, 태국이 걸어온 길을 함께 들여다 보자.

타이CC ⓒ트래비

●시작은 골프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로운 여행이 어렵다면, 한 지역에서 안전하게 머무르면서 해외여행을 즐기면 어떨까? 모든 건 ‘안전한 여행’에 대한 고민 끝에 시작됐다. 시작은 골프였다. 정부 방역 인증을 받은 골프 리조트 내에서 머물며 오로지 골프여행만을 즐기는 일. 유수의 골프장은 물론 시내관광까지 볼거리가 가득한 태국은 기존에도 인기 골프여행지로 손꼽혀 왔다.

푸켓 올드타운 ⓒ트래비

지난 2월 골프 격리 첫 손님이 한국인이었다니, 얼마나 태국여행을 기다려왔는지 새삼 느껴졌다. 골프에 대한 설렘을 안고 방콕으로 가는 항공편에 오른다. 도착 후 방역이 완료된 버스를 타고 골프 리조트까지 이동하고, PCR검사를 실시한다.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객실에서 머물러야 하며, 이후에는 자유롭게 골프 리조트 내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현지인과 여행자들의 동선을 구분해 더욱 안전성을 높였다고. 골프를 즐기며 2주간 자가격리를 한 뒤, 자유롭게 태국 다른 지역을 여행할 수 있으니 장기 여행을 계획한 이들에게 올해 초 찾아온 희소식이었다. 골프 격리를 다녀온 한 여행자는 “국내 골프장 예약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코로나 시국에 해외에서 골프를 치다니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행복. 새삼 여행의 목적을 깨닫는다.

푸켓 카타 비치 ⓒ트래비

●한 곳에서만 머물러도 충분하니까

여행에도 많은 준비가 필요해졌다. 출국 전 PCR검사와 예방접종확인서 등 지참해야 할 서류도 많아졌다. 90일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던 코로나 이전과는 달리 태국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입국허가서가 필요하다. 11월 1일부로 태국 전역 무격리 여행이 시작되면서 기존 입국허가서였던 COE는 태국패스(Thailand Pass)로 바뀌었다. 태국은 7월부터 순차적으로 푸켓 샌드박스(Phuket Sandbox), 사무이 플러스(Samui Plus), 7+7 익스텐션(7+7 Extension)이라는 지역 격리 방식의 여행을 진행해왔다. 14일간 해당 지역 내 지정된 경로로 여행하다 2~3회의 PCR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오면 태국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한 방식이다.

태국패스


SHA Plus ⓒ태국관광청

직항편이 없어 싱가포르 등을 경유해서 방문해야 했는데도, 4개월간 813명의 한국인이 푸켓 샌드박스를 이용했다고. 푸켓 샌드박스 시작과 동시에 푸켓을 방문했던 한 여행자는 “문을 연 상점이 많지 않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다소 썰렁한 느낌도 있지만, 여행지를 전세 낸 듯한 한적함은 다시는 못 누릴 호사인 것 같다”고 전했다. 태국 정부의 방역 인증인 SHA+를 받은 시설만 이용할 수 있는데, 대형시설을 중심으로 대부분 문을 연 상태라고. 북적이던 다운타운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모두 안전한 여행을 위한 첫 걸음이다. 한적한 푸켓 바다에서 여유를 즐기고, 잠시 현실을 잊은 채 헤엄치다 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이 솟는다.

코사무이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 ⓒ트래비

●지금 태국을 여행하려면?

태국의 무격리 입국 정책은 한국 포함 63개국이 대상이다. 해당 국가에 거주하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 14일이 경과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격리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출발 전 대상 국가에서 21일 이상 머물러야 하며, 입국허가서인 태국패스를 사전에 신청해야 한다. 72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확인서(영문)와 백신 접종 증명서도 지참해야 한다. 코로나19 치료비 5만 달러 이상 보장 보험 가입도 필수인데, 기존 10만 달러에서 기준이 다소 완화됐다. 출국 전 SHA+ 호텔에 숙박, 호텔 이동, PCR 검사를 모두 예약ㆍ결제하고 내역을 증빙해야 한다. 호텔에서 자체 셔틀을 이용해 의료기관에 방문하는 식으로 검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검사 비용은 2,000바트다. 무격리 입국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외국인 4,510명이 태국을 찾을 정도로 인기도 뜨겁다. 파타야 등 방콕에서 2시간 이내 위치한 지역에서는 방콕에서 1박할 필요 없이 해당 지역에서 격리하면 된다. 음성 결과가 나오면 푸켓, 치앙마이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자유롭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단, 동선 추적 앱 (Mor Chana)를 설치해야 한다.

머차나

▶Mini interview
태국 여행은 블루존(Blue Zone)부터
태국정부관광청 서울사무소 지라니 푼나욤(Jiranee Poonnayom) 소장

태국은 주요 여행지를 ‘블루존'으로 지정해 방역에 더욱 힘을 쓰고 있는데, 해당 지역의 백신 완전 접종률은 70%를 웃돈다. 치앙마이, 방콕, 후아힌, 팡아, 푸켓, 끄라비, 수랏타니(사무이), 촌부리(파타야) 등 한국인 주요 여행지 대부분이 블루존에 해당한다. 방콕의 경우 백신 1차 접종률이 100%이고, 부스터샷 접종도 활발하다. 아직 태국도 코로나 상황이 진행 중이지만, 블루존은 다른 지역에 비해 확진자 수가 확연히 적다. 백화점, 스파, 마사지샵, 음식점 등 주요 관광시설도 정상 영업 중이다. 11월 2일 기준 태국의 완전 접종률은 50%에 육박한다. 태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역별로 확진자 수에 따라 방역 수칙을 관리하고 있는데, 최근 식당 주류 판매 제한이 풀려 9시 이전까지 음주도 가능하다. 올 겨울 치앙마이, 푸켓으로 한국 항공사들의 전세기도 활발하게 운영될 예정이다. 방콕으로 가는 정기편도 꾸준히 운항 중이니, 태국여행의 길은 앞으로 더욱 활짝 열릴 것이라 기대한다.

글ㆍ사진 트래비(Travie), 한-아세안센터 (ASEAN-Korea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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