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재개한 BTS "이제 새로운 챕터.. 지난 2년간의 성장 보여드리겠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1. 11. 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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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언어, 장르의 한계성 등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벽도 존재. 이제 새로운 챕터"
28일(현지시각) 미 LA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BTS가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빅히트 뮤직

”한 세대의 목소리가 돼서 대변을 한다는 것이 낯간지럽기도 하지만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의 음악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영광이었는데, 그 음악의 힘과 에너지를 이번 콘서트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28일(현지시각) 미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글로벌 기자간담회. AP, CNN, LA타임즈 등 30여개 외신 기자를 포함해 총 70여명의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BTS 멤버인 제이홉은 이렇게 말했다. BTS는 지난 27일부터 이날을 포함해 총 4번의 콘서트를 LA에서 개최한다. 2019년 서울에서 연 ‘2019 BTS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스픽 유어셀프 더 파이널’ 이후 오프라인 공연은 2년만이다.

28일(현지시각) 미 LA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BTS의 제이홉이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빅히트 뮤직

전날 BTS는 5만명의 ‘아미(ARMY·BTS 팬)’ 앞에서 2년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쌓아온 열정적 무대를 선보였다. 기자간담회에 나온 이들은 오늘 밤 있을 공연을 더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2년만의 대면 콘서트를 진행하며 감격스러웠다”고 했다. 뷔는 “지난 2년은 우리에게 당연한 삶이 당연하지 않게된 시기였고, 무척 힘들었다”며 “설렘을 가득 안고 왔다. 아미에게 행복한 에너지를 주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각) 미 LA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BTS의 진이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빅히트 뮤직

진은 “멤버들이 무대에 올라가기 전 가장 많이 했던 말은 ‘관객들을 보면 울 것 같다’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아무도 울진 않더라”고 했다. 이에 제이홉은 “거의 울뻔했다”고 했고, 뷔는 “눈 대신 코에서 눈물이 났다”고 농담했다. 지민은 “그동안 팬들을 만나지 못해 무기력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며 “팬들이 있는 무대에 서보니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28일(현지시각) 미 LA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BTS의 뷔가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빅히트 뮤직

BTS는 전 세계적인 인기 스타다. 하지만 “매순간이 쉽진 않았다”고 했다. 리더인 RM은 “활동을 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언어, 장르의 한계성 등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벽도 있었던 것 같다”며 “우리는 항상 진심을 다해왔고 그러한 작은 순간이 모여 지금이 됐다. 이제 새로운 챕터”라고 말했다. 정국은 “팬데믹 기간 중 힘든 순간을 다함께 이겨내자는 희망과 위로를 담긴 곡을 발매했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하고 응원해줘서 우리가 더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28일(현지시각) 미 LA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BTS의 정국이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빅히트 뮤직

슈가는 “어제 공연을 하면서 굉장히 긴장했고 ‘이게 꿈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8년 전 데뷔, 4년 전 미국 진출 시점부터 어느 하나 쉽게 이뤄진 것은 없었다. 우리는 그런 장벽을 노력으로 이겨내왔고 이번 공연도 마찬가지다. 어떤 장벽이 있더라도 계속 노력을 통해 부딪히고 이겨나가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각) 미 LA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BTS 슈가가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빅히트 뮤직

BTS는 최근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과거 빌보드차트 1위를 차지하고 두려움과 망설임이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지금은 해소됐느냐”는 질문에, 슈가는 “두려움과 망설임은 언제나 공존한다”며 “그때와 달라진 것은 현재를 더 즐기게 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막상 코로나를 겪고 보니 당시 그 상황을 즐기지 못한 것이 후회됐다는 것이다. BTS는 “열정적인 팬덤도 아미가 함께 해준 덕분”이라며 “어제 공연은 팬들의 몸짓과 행동, 목소리 덕분에 우리가 살고 있구나라고 다시 한번 깨닫는 날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간담회에선 미국 내 아시안 혐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RM은 “난 외국에서 태어났거나 외국에서 자라지 않았지만 외국에서 활동하며 말로 설명하기 힘든 장벽을 느꼈다”며 “음악을 통해 특히 외국에 사는 아시안에게 많은 힘이 될 수 있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아시안 혐오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기꺼이 내겠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각) 미 LA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BTS RM이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빅히트 뮤직

BTS는 그래미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BTS는 올해로 2년 연속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 올해는 ‘베스트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하지만 본상 부문이 아니라는 국내외 비판이 나왔다. 진은 “다른 상도 모두 소중하지만 그래미상은 아직 못받았으니 받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슈가는 “한국 속담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는 말이 있다며 이번이 2번째니 8번 더 해보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앞서 RM이 이야기한 ‘보이지 않는 벽’이 그래미상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각) 미 LA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BTS의 지민이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빅히트 뮤직

BTS는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며 팬들에 대한 진정성이 큰 것으로 유명하다. ‘아미’라 불리는 굳건한 팬덤은 BTS의 트레이드 마크다. 비결을 물어보는 질문에 RM은 “매우 간단하다. 성공을 100이라 치면, 50은 팬들인 아미의 몫이고, 일곱 명의 멤버들이 각자 5씩 정도 인 것 같다. 나머지 15는 소속사인 빅히트와 하이브의 몫인 것 같다. 여기 트로피가 있다면 내가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조그마한 부분이다. 내가 만든 성공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든 것이라 생각하면 내 자신이 겸손하게 된다. 이 부분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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