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와이파이]바뀐 온라인플랫폼법, 어떤 규제 담겼나

서진욱 기자 2021. 11. 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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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11월 5주차]#온플법 #수정안 #넷플릭스
※국회의 ICT 이슈와 법안, 일정 등을 전하는 뉴스레터 '의사당 와이파이' 37호 내용입니다. 뉴스레터는 매주 월요일 배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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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 규제 논란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주 국회에서 정부가 마련한 수정 법안 심사가 이뤄졌습니다. 플랫폼 국감을 통해 입법 당위성도 확보한 터라 결론이 나오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었는데요. 또다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와 수정안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오징어게임'에 이어 '지옥'으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넷플릭스의 통신망 사용료 미지급 문제가 국회에서 다뤄졌습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요. 국회의 입법 규제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수정안 나왔지만… 온플법 또 '계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입법 작업에 또다시 제동이 걸렸습니다. 정무위와 과방위 소위원회에 관련 법안들이 상정됐지만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정부여당의 방침에 차질이 생긴 건데요. 정무위와 과방위는 조만간 다시 소위 날짜를 잡겠다고 했는데, 연내 처리가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예산 국회, 대선 준비 등 정치 일정 때문에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지 않겠냐는 거죠.

애초부터 당정이 무리한 일정을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번 소위는 공정위와 방통위의 규제 주도권 갈등이 해소된 수정안에 대한 첫 심사 자리였는데요. 그동안 상임위별 입법 논의가 이뤄졌다고 해도 크게 바뀐 법안을 단 한 번의 심사 만에 처리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거죠. 수정안은 당정 합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야당 의견이 반영되지도 않았습니다.

규제 대상 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 역시 부담감으로 작용했습니다. 인터넷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벤처기업협회 등 7개 단체가 연대한 디지털경제연합은 국회에 온라인 플랫폼 규제 입법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었는데요. 내년에 출범하는 차기 정부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문제를 넘겨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벤처·스타트업 단체들은 입법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전문가 토론회도 열었습니다.

"규제 대폭 축소했다"는 수정안, 5가지 핵심 내용
/사진=각 부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입법은 정무위의 온플 공정화법 제정안,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공정위 소관)과 과방위의 온플 이용자보호법 제정안(방통위 소관) 등 3개 법안으로 추진되고 있는데요. 당정이 내놓은 수정안은 서로 규제 주체 기관을 맡아야 한다며 다투던 공정위와 방통위뿐 아니라 과기정통부까지 합의한 내용입니다. 온플 공정화법 제정안과 온플 이용자보호법 제정안에서 중복됐던 조항들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졌죠.

"최소 규제 원칙을 적용해 규제를 대폭 축소했다"는 당정의 설명에도 플랫폼 기업들은 수정안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주요 규제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온플 공정화법이 플랫폼 중개업체와 입점업체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면 온플 이용자보호법은 입점업체뿐 아니라 이용자 관련 내용까지 담았습니다.

①규제 대상

공정위는 온플 공정화법을 중개수익 1000억원 이상 또는 중개거래 1조원 이상 플랫폼에 적용하기로 정했습니다. 규제 적용 기준을 원안보다 10배 높이고 과기부와 협의한다는 단서도 추가했죠. 한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 규제가 될 수 있는 우려를 반영해 국내·외 기업 모두를 규제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국내에서 플랫폼 거래를 중개했다면 기업 소재지를 따지지 않겠다는 거죠.

방통위의 온플 이용자법 기준도 동일합니다. 다만 중개수익을 '플랫폼 총 매출', 중개거래를 '플랫폼 판매금액'으로 표현하고 이용자 수, 서비스 특성을 고려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죠. 방통위는 새 기준을 적용하면 규제 대상 기업이 15곳을 넘지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7곳, 12곳 등 규제 기업 수를 더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죠.

②계약서 의무

플랫폼 중개업체의 입점업체에 대한 계약서 작성 및 교부 의무는 온플 공정화법에서 규정합니다. 중개서비스 계약 기간·변경·갱신·해지, 중개서비스 내용·기간·대가, 중개서비스 개시·제한·중지·변경, 상품 노출순서·기준, 거래상 손해 부담 기준 등을 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으로 정했습니다. 플랫폼 이용 및 거래와 관련한 대부분 내용을 계약서에 담으라는 건데요. 플랫폼 중개업체의 법적 책임을 명시해 분쟁 발생 시 입점업체의 대응력을 높이려는 의도죠.

플랫폼 중개업체가 서비스 제한·중지, 계약 해지·변경 시 입점업체에 사전 통지하도록 하는 의무도 부여합니다. 중개업체의 일방적인 조치에 따른 입점업체 피해를 막기 위해서죠. 서비스 제한·중지는 7일 전, 계약 해지는 30일 전에 고지하도록 정할 방침입니다.

공정위는 기업 부담 최소화를 위해 서명, 전자서명, 기명날인 외에도 약관 동의 방식을 통한 계약체결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③거래상지위 남용 금지

온플법 공정화법에는 플랫폼 특성을 고려한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조항도 담겼습니다. 공정거래법상 △구입 강제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 △불이익 제공 △경영 간섭 △부당한 손해 전가 등 5가지 거래상지위 남용 행위 금지 조항을 온플법 공정화법에 맞게 바꿔 가져온 건데요.

해당 조항은 플랫폼 중개업체가 입점업체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적용합니다. 판단 기준은 공정위가 별도 고시를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죠.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10.20/뉴스1


④정보노출 기준 공개

온플 이용자법에선 플랫폼 사업자에게 노출 기준 공개 의무를 부과합니다. 검색 결과,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정보노출 순서, 방식 등을 결정하는 주요 기준을 공개하라는 내용인데요. "기업의 영업비밀인 알고리즘까지 공개하라는 건 과잉 규제"라는 업계 반발을 반영해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단서 조항을 법률에 넣었습니다.

실사용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 광고, 추천 등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이용자가 노출 기준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의무도 규정합니다.

⑤9가지 금지행위

수정안에서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온플 이용자법의 금지행위 조항입니다. 공정화법과 중복 제거와 통합 조정으로 22개 조항이 9개로 줄었습니다. 빠진 조항 중 상당 부분이 공정화법에 담겼고 포괄적인 내용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규제가 크게 축소됐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방통위는 원안에 있던 방조 책임 삭제, 연대책임 범위 제한을 거론하면서 "필수 규제 외에는 삭제했다"고 주장했죠.

금지행위를 규정한 이용자법 15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당한 사유없이 계약(신고되지 않은 미이행 또는 불이행)
2. 정당한 사유없이 서비스 가입이용·지연·제한·중단
3. 사전고지 없이 계약변경
4. 서비스 제한·중단 사실 미고지
5. 비용, 손해 등 부담의 부당한 부과
6. 정당한 사유 없이 적정한 수익배분 거부·제한
7. 부당하게 차별적인 조건으로 서비스 제공
8. 광고/비광고 미구분, 허위·과장·기만적 내용을 포함하여 소비자 오인 야기
9. 그 밖에 이용자의 이익을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관련 법안]
온플 공정화법 제정안 송갑석(2101835), , 김병욱(2107622), 민형배(2107703), 정부(2107743), 배진교(2108626), 성일종(2108802), 민병덕(2109598), 윤두현(2113487)
온플 이용자법 제정안 전혜숙(2106369)

망사용료 국회 토론회, 넷플릭스 "못낸다" 입장 고수
/사진=김영식 의원실.

국회에서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미지급 문제를 다룬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김상희 국회부의장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 소속으로 CP(콘텐츠제공사업자)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들에 망 사용료를 주지 않는 건 불공정하다는 인식 아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죠. 이번 토론회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입법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넷플릭스 관계자는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현재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면서 비용 부과를 강제할 경우 한국 콘텐츠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죠. 이달 초 본사 임원이 국회로 찾아와 이원욱 과방위원장과 김영식 의원을 만났지만 넷플릭스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지불 여부를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요. 올해 6월 1심 법원은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지만 넷플릭스는 항소심을 제기하며 망 사용료를 계속 내지 않았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며 9월 반소(민사 소송 중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소송 제기)를 제기한 상황입니다.

방한중인 가딘 가필드(Dean Garfield) 넷플릭스 공공정책 수석부사장(왼쪽)이 지난 3일 오전 국회 과방위원장실에서 이원욱 위원장과 논란이 되고 있는 '망사용료'와 문제와 콘텐츠 상생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2021.11.3/뉴스1


[관련 법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김영식(2111519), 김상희(2113421), 이원욱(2113523)

지난주 주요 법안
[발의]
알고리즘 및 인공지능법 제정안 윤영찬, 과방위, 2113509
알고리즘, 인공지능 정의 규정. 정부의 알고리즘, 인공지능 기술 개발 및 보급 촉진 시책 마련 의무 부과. 국무총리 소속 고위험인공지능심의위원회 설치 근거 마련. 고위험인공지능사업자에 대한 이용자의 손해배상 청구 근거 마련. 인공지능 분쟁조정위원회, 민간자율인공지능윤리윤위원회 설치 근거 신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김상훈, 국토위, 2113499
플랫폼운송중개사업에 대한 요금 개선명령 근거 신설. 자동차 소유 또는 사용 내용 보고 요구 근거 마련. 개선명령 미이행 벌칙 부과.

온라인플랫폼기본법 제정안 윤두현, 정무위, 2113487
온라인플랫폼 정의 규정. 이용자 보호 기준 준수 의무, 손해배상 책임 부과. 검색기능 및 광고 투명성, 이용후기, 계약내용, 정보 고지 의무 등 규정.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박성중, 과방위, 2113458
부가통신사업자의 휴업·폐업 시 이용자 보호 조치 의무 규정.

이번 주 일정
30일(화)
가상자산사업자의 트래블 룰 표준화 방안
-9:30, 전경련회관 2층 루비홀, 주최: 블록체인협회, 김병욱 의원실, 02-6412-4778
-기조연설: FATF 개정 방향 및 트래블 룰 제도 효과와 의미(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장)

2일(목)
김경만의 중소氣up-4 : 스핀오프 창업활성화
-10:00,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 주최: 김경만 의원실, 6788-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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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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