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5조 날린 셀트리온, '렉키로나'로 반등 물꼬 틀까
국내 사용 기관도 생활치료센터·요양병원으로 확대
세계적 코로나 재확산 긴장감 최고조
실적 악화에 증권가 목표가는 대체로 30만원선 이하
셀트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레그단비맙)의 국내외 판매 증가가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주가가 얼마나 회복될지 관심이 모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셀트리온은 2.39% 오른 2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1.43%와 2.53%의 강세를 보였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렉키로나 485억원 어치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 공시가 올라온 오후 2시26분께부터 셀트리온그룹 3사는 강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만든 의약품을 해외에서 판매하는 회사로, 증권가에선 이번에 공시된 계약을 렉키로나의 해외 수출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이 유력해 보인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렉키로나에 대한 유럽 시판 승인을 받아낸 데다, 공급 계약의 규모도 한화투자증권이 제시한 1~3분기 렉키로나 누적 판매액 추정치 452억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도 현재 750억원인 올해 렉키로나의 매출 추정치를 더 높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생활치료센터와 요양병원에서의 렉키로나 사용이 가능해져 판매량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감염병 전담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만 렉키로나가 투여돼왔다. 이에 지난 18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렉키로나 투여 환자는 130개 병원의 2만3781명에 불과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요양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산소치료를 요구하지 않는 경증 환자라 하더라도 50세 이상이나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거나 폐렴의 진행 경과가 관찰되는 환자에 대해서는 이 치료제(렉키로나)를 투여하는 쪽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허가된 항체치료제는 중증 환자의 사망을 방지하는 효과보다는 아직 중증화되지 않은 중등증 혹은 경증 환자의 중증 진행을 예방하는 효과들을 중심으로 효력이 인정돼 있고 허가가 나 있다”고 설명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의료체계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방역당국이 렉키로나의 사용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규모는 지난 24일 4115명으로 처음 4000명대를 기록한 뒤 닷새 연속 3900~4000명대를 오갔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국제적으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이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이’로 분류했다.
셀트리온은 신속하게 항체치료제 개발에 나서 한국에서는 올해 2월에 긴급사용승인을, 9월에 정식 승인을 각각 받았다. 지난 12일 이뤄진 유럽 시판허가도 이 지역에서는 렘데시비르 이후 두 번째로 코로나19 치료제가 승인된 사례였다.
하지만 렉키로나 개발 기대감이 최고조였던 작년 말과 올해 초 이후 셀트리온 주가는 줄곧 내리막을 탔다. 지난 26일 종가는 작년 12월7일의 고점 39만6241원 대비 45.99% 낮은 수준이다. 이 사이 증발한 시가총액은 25조1396억원에 이른다.
특히 유럽 시판승인 기대감이 높아지던 와중에도 셀트리온 주가는 상승 탄력을 받지 못했다. 편의성이 높은 경구용(먹는 알약)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렉키로나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탓이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렉키로나에 대해 “기존 항체치료제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고, 최근 확진자 증가로 유발될 수 있는 공급 부족 상황에서 선택지가 될 수 있으며, 경구 치료제 대비 안전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을 점치면서도 작년 12월의 고점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부분 증권사가 제시한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는 30만원 이하다.
목표가 하향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의 지난 3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지난 10일 이후 목표주가를 낮춘 증권사는 KB증권(28만원), KTB투자증권(28만원), 유진투자증권(30만원), 한화투자증권(30만원), 흥국증권(25만7000원) 등이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010억원, 영업이익 164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7%와 33.1% 줄었다. 증권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도 밑돈 수준이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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