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이름 가려도..기본소득·43조 지원 '포퓰리즘' 콕 집었다[대선D-100]
李, 청년 200만원 비현실성 7.4점
尹, 소상공인 43조 지원도 7.3점
유권자 인식·후보 의지 괴리 커
국내 최대 1,800명 패널조사 통해
대선 기간 유권자 지지·인식변화 추적
‘공약이 비현실적인데 실행하려는 의지’에 대해 국민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보다 더 높다고 봤다. 이미지를 토대로 ‘정당·지지자들과 뜻이 달라도 밀어붙일 것 같은 사람’ 등 5가지 질문에서도 이 후보를 선택한 답변이 많았다. 이 후보가 공약·이미지 등에서 포퓰리즘 성향이 더 높다는 의미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을 맞아 서울경제·한국선거학회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이·윤 후보가 내놓은 주요 공약(각 3가지)에 대한 실현 가능성과 실행 의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1,682명 가운데 23.01%(387명)가 ‘청년 200만 원과 전 국민 100만 원 지급(이 후보)’을 가장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후보의 실행 의지가 높은 것으로 답했다. ‘소상공인 43조 원 지원(윤 후보)’ 공약은 14.17%를 기록해 이·윤 후보의 핵심 공약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 격차는 8.84%포인트를 나타냈다.
이미지를 통한 포퓰리즘 평가에서도 이 후보에 대한 응답이 높았다. ‘소속 정당과 이견이 있어도 자신의 뜻을 밀어붙일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질문에서 이 후보는 73%를 기록한 반면 윤 후보는 43%에 그쳤다. 이어 △심상정 정의당 후보(32%)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4%) 순이었다. ‘지지자들과 이견이 있어도 자신의 뜻을 밀어붙일 사람’에서도 이 후보는 67%로 윤 후보(43%)보다 높았다. 다만 ‘상황에 따라 말을 잘 바꾸는 사람’과 ‘준비되지 않은 공약을 남발하는 사람’ 이미지에서는 윤 후보가 각각 54%로 이 후보(53%·48%)를 소폭 앞섰다. 국민들에게 윤 후보는 불신·무능의 이미지가 있다는 얘기다.
선거학회장인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유권자들이 보기에 현실적인 공약과 후보자들의 실행 의지가 높은 공약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뜻”이라며 “유권자들이 쉽게 포퓰리즘에 빠져들기보다 냉정하게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16~18일 실시했으며 표본 1,800명,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3%포인트다. 웹 조사 응답률은 73.1%였다.
20대 대선 공약의 비현실성과 후보의 실현 의지를 교차 분석한 결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이 포퓰리즘 성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약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질문에서는 후보나 공약 이름을 명시해서 생길 편견을 줄이기 위해 후보의 이름과 기본소득이라는 표현을 없애고, ‘청년 200만 원과 국민 100만 원’ 지원이라는 공약의 내용만으로 물은 결과였다. 비현실적인 공약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조차도 이 후보가 실현 의지가 높은 것으로 봤다. 이 후보의 청년200만 원 공약이 ‘비현실적인데 공약을 실행하려는 의지’가 강한 척도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소상공인 공약보다 8%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서울경제·한국선거학회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월 16~1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3대 대표 공약의 비현실성과 실현 의지를 각각 물어본 후 두 질문에 대한 응답을 교차해 유권자가 인식하는 포퓰리즘 공약의 정도를 측정했다. 공약의 비현실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후보가 공약을 실행할 의지가 높다고 보는 사람들일수록 해당 공약을 포퓰리즘적 공약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 후보의 ‘청년200만 원·전국민 100만 원’ 공약을 포퓰리즘 공약으로 보는 응답자의 비율은 23.01%로 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의 ‘소상공인 43조 원 지원’ 공약은 14.17%로 이 후보에 미치지 않았지만 두 후보 모두 포퓰리즘 공약 경쟁에 몰두해 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이 인식하고 있었다. 공약이 구체화될수록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대선 100일 전 이·윤 후보의 공약에 국민들은 인색한 평가를 내놓은 셈이다.
현금 살포와 돈 풀기 공약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포퓰리즘 대선이라는 기존의 평가가 이처럼 지표로 확인되면서 앞으로 대선에 포퓰리즘 공약이 힘을 발휘하기보다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후보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공약 실현 가능성만을 물었을 때 ‘청년 200만 원·전 국민 100만 원 지급’ 공약은 총 10점 만점에 평균 7.4점으로 가장 현실성이 떨어졌다. 그 뒤를 ‘소상공인 43조 원 지원’ 공약이 평균 7.3점을 얻었다. 불과 0.1점 차이였다. 응답 비율로 보면 청년 200만 원 공약에 대한 응답자 1,309명 가운데 74.3%가 비현실적이라고 응답했고, 소상공인 43조 원 지원은 1,284명중 73.7%가 비현실적이라고 봤다.
특히 청년 200만 원이 가장 비실현적이라고 평가한 극단적인(11점)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45.2%(797명)를 기록해 공약 자체만으로도 포퓰리즘 인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 받았다. 이 후보 공약에 비해 낮았지만 소상공인 43조 원 지원 공약 역시 극단적인 응답이 32.2%에 몰려 있었다. 박선경 인천대 교수는 “통상적으로 여론조사에서 극단적인 응답자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며 “양 진영 간 여론의 극단화가 발견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지지 후보나 자산 등을 기준으로 분석을 해봐도 결과는 대동소이했다. 기본소득의 경우 이 후보 지지자도 실현 가능성에 5점을 주는 데 그쳤다. 반신반의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이념이 보수일수록, 자산이 많을수록 기본소득 공약은 비현실적으로 평가했다. 소상공인 43조 원 지원은 부동층의 비판이 가장 많았다.
나머지 4개 공약은 현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5점 이하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250만 가구 주택공급 공약(5.7), 검찰의 수사·기소분리(4.8), 윤 후보는 민정수석실 폐지(4.9), 종부세·양도세 완화(4.6) 순이었다.
후보의 실행 의지를 묻기 위해 후보 이름을 공개하고 재차 질문을 했을 때는 ‘43조 원 지원’이 10점 만점에 6.5점을 기록했고, ‘청년 200만 지급’은 5.4점이 나왔다. 비현실적인 공약의 실현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보다 포퓰리즘 성향이 발견되는 척도의 하나로 분석됐다. 역시 응답비율로 살펴보면 청년 200만 원 공약은 1,711명 응답자 중 47.9%, 소상공인 지원은 1,694명 중 64.1%가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 밖에 이 후보의 실행 의지가 높은 공약은 250만 가구 주택공급(5.0), 검찰의 수사·기소분리(4.4) 순이었고, 윤 후보는 민정수석실 폐지(5.2), 종부세·양도세 완화(4.7)로 나타났다.
이미지를 통한 평가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포퓰리즘 성향이 가장 높았다. ‘소속 정당과 이견이 있어도 자신을 뜻을 밀어붙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질문에 73%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선택했다. 반면 ‘상황에 따라 말을 잘 바꾸는 사람’과 ‘준비되지 않은 공약을 남발하는 사람’ 이미지로는 윤석열 후보를 꼽았다. 윤 후보에게는 불신·무능의 이미지가 있다는 의미다.
서울경제·한국선거학회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월 16~1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다섯 가지 유형의 정치인 이미지를 물어본 결과 이 같은 답이 나왔다.
포퓰리즘의 척도를 따지는 이번 조사에서는 후보별로 정당 또는 지지층과 이견이 있거나 상황에 따른 후보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5개의 질문을 했다. 후보들의 행태가 1(전혀 가깝지 않다)~5(매우 가깝다)는 5점 척도로 평가했다. 그 결과 이 후보는 독단·독선, 윤 후보는 준비·신뢰성 부족이라는 국민들의 인식이 드러났다. 이 후보는 5점 척도를 백분율로 환산한 결과 △소속 정당 △지지자들과 이견이 있어도 밀어붙일 사람 항목에서 각각 73%, 67%로 압도적인 1위를 보였다. 윤 후보는 이 항목에서 각각 43%였다. 또 ‘상황에 따라 주주의 절차를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각각 56%, 48%로 기록됐다.
반면 윤 후보는 ‘상황에 따라 말을 잘 바꾸는 사람’에서 54%로 이 후보(53%)를 앞섰다. 윤 후보는 이 항목에서 진영을 넘나드는 정치를 한 안철수(46%) 후보보다 높았다. 또 이번 전체 조사에서 또 윤 후보는 ‘준비되지 않은 공약을 남발하는 사람’도 이 후보(48%)를 앞서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윤 후보의 공약이 이번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포퓰리스트 측면이 강한 이 후보의 공약보다 준비가 안 됐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 후보의 ‘독단’, 윤 후보의 ‘불신’ 이미지는 이들이 쏟아낸 정치적인 발언에 대한 여론의 반응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후보가 “앞으로도 포퓰리즘 하겠다”는 발언에 상대적으로 반대하는 비율(5점 척도 중 1~2점)은 전체 응답자의 39.5%(711명)에 달했다. 동의(4~5점) 32.8%보다 높다. 특히 “민생은 날치기 해줘야 한다”는 이 후보의 발언에는 50.3%(906명)가 반대했다. 동의에 가까운 의견(24.5%·442명)의 두 배가 넘는다.
반면 윤 후보가 소위 “전두환도 정치는 잘했다”고 한 발언에는 61%(1,099명)가 거부감(1~2점)을 드러냈다. 또 “이명박·박근혜 사면 추진” 발언도 56.9%(1,025명)가 반대 의견을 냈다. 쿠데타로 집권하고 광주에서 국민들을 총포로 제압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과 구속 수감 중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 대해 여론이 부정적으로 반응한 셈이다. 반대로 윤 후보가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는 발언은 동의하는 비율이 55.1%(993명)에 달했다. 이 발언은 부동층과 윤 후보 지지층, 이 후보 지지층 모두 동일하게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황인정 성균관대 연구원은 “이 후보는 공공주택,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공약 자체가 부동층에서 낮은 선호도를 보이고 윤 후보는 정치 경력이 더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다”며 “두 후보 모두 지지율이 낮은 계층에서 어떻게 표를 얻을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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