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하면 푸틴의 승리" 獨 정부, 미 상원에 노드스트림2 제재 만류

2021. 11. 2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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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가 미국 의회 의원을 상대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관인 '노드스트림2'를 제재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관련 문서를 확보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에너지 안보 보좌관인 아모스 호흐슈타인 등 미 고위관리도 독일과 긴장 관계를 피하기 위해 노드스트림2 제재를 지지하지 않도록 민주당 의원에게 로비를 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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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독일 정부가 미국 의회 의원을 상대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관인 ‘노드스트림2’를 제재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관련 문서를 확보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공화당의 상원 의원들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노드스트림2 제재를 압박하는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 약 10만명을 집결시켜 침공 우려가 커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노드스트림2에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법안 표결은 이번주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독일이 만류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주재 독일 대사관은 미 의회를 안심시키려는 차원에서 ‘논페이퍼(non paper·비공식 문서)’ 형식으로 러시아에 대한 보복 조처가 어떻게 보일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이 문서는 기밀로 표시돼 있고, 일자는 11월 19일로 돼 있다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문서는 합리적인 가스수송이 보장되는 한 노드스트림2가 우크라이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재가 서방 동맹을 분열시킬 것이기 때문에 가스관 제재는 ‘푸틴의 승리’라고 언급했다. 미 행정부의 신뢰를 약화하고, 궁극적으론 대서양 동맹에 해를 끼칠 거라고도 했다.

독일이 이런 입장을 취하는 건 지난 7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사이에 이룬 합의 때문이다. 당시 공동성명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상대로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한다면 조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러시아는 노드스트림2의 빠른 승인을 압박하려고 에너지를 이미 무기화하고 있는데 공동성명은 원론적인 얘기를 적었다고 비판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독일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처로는 러시아의 행동을 비난하는 강력한 공개 메시지를 포함해 노드스트림2 이외의 러시아 화석 연료 사업에 대한 가능한 제한 검토 등이라고 문서는 전했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선 독일은 추가적인 제한 조처에 대한 선택지를 식별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이 문서는 적었다.

당장 우크라이나가 당혹스러워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보좌관은 악시오스에 “러시아의 가장 위험한 지정학적 프로젝트를 구하려는 독일의 노력에 충격을 받고, 슬프고,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트위터를 통해 미 상원의원에게 노드스트림2 제제를 지지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로선 자국을 지나는 현존 러시아~유럽 가스관이 노드스트림2로 대체되면 운송 수수료를 받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안보상의 억지력을 잃게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에너지 안보 보좌관인 아모스 호흐슈타인 등 미 고위관리도 독일과 긴장 관계를 피하기 위해 노드스트림2 제재를 지지하지 않도록 민주당 의원에게 로비를 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호흐슈타인 보좌관은 앞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해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하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독일과 관계를 유지하고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옹호하는 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린 가능한 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둘 다 하고 있다”고 했다.

노드스트림2는 러시아 서부 나르바와 독일의 그라이프스발트(연장 1230㎞)를 잇는다. 중간에 발트해 해저를 거치는 110억달러(약 12조6720억원) 규모의 대역사로 완공이 코 앞인데 독일의 최종승인이 늦어지고 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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