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회 청룡] "361만 관객이 만든 기적"..'모가디슈' 최우수작품상X감독상 올킬

조지영 2021. 11. 2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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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는 한국 영화 관객이 있기에 존재한다."

올여름 위기의 극장가에 한줄기 빛이 된 액션 영화 '모가디슈'가 청룡영화상 최고의 영예를 차지하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웠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사람들의 생존을 건 탈출을 그린 액션 영화 '모가디슈'는 무더웠던 지난 7월 국내 여름 텐트폴 첫 번째 작품으로 관객을 찾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국판 블록버스터가 전멸한 극장가를 살린 구세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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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6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모가디슈'가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소감을 전하는 모가디슈 팀의 모습. 여의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1.26/

"한국 영화는 한국 영화 관객이 있기에 존재한다."

올여름 위기의 극장가에 한줄기 빛이 된 액션 영화 '모가디슈'가 청룡영화상 최고의 영예를 차지하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웠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사람들의 생존을 건 탈출을 그린 액션 영화 '모가디슈'는 무더웠던 지난 7월 국내 여름 텐트폴 첫 번째 작품으로 관객을 찾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국판 블록버스터가 전멸한 극장가를 살린 구세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이 아직 UN 회원국에 가입하지 못했던 시기인 1991년,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거치며 세계화를 부르짖던 때 국제 사회에 인정받기 위해 UN 가입을 시도했고 UN 회원국의 투표권 중 가장 중요했던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한국과 북한이 각각 외교 총력전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모가디슈'는 바레 독재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발생한 소말리아 내전에서 남과 북이 국가와 이념을 뛰어넘는 극한 생존의 탈출을 담아내 감동을 자아냈다.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돼 촬영이 불가한 소말리아 모가디슈 대신 모가디슈의 배경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는 아프리카 모로코의 도시 에사우이라에서 100% 올로케이션을 진행한 '모가디슈'는 361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제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6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모가디슈'가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기쁨을 나누는 모가디슈 팀의 모습. 여의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1.26/

'모가디슈'로 청룡에 이름을 올린 배우 김윤석 허준호 조인성 구교환 그리고 류승완 감독은 제작자인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를 얼싸안았다. 모두가 함께 만든 팀워크의 정점 '모가디슈'는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눈 충무로 최강의 팀워크를 자랑했다.

'모가디슈'의 제작 총지휘를 맡은 강혜정 대표는 "최다관객상 만으로도 드릴 인사를 다 드렸다고 생각했는데, 최우수작품상까지 받게 됐다. 361만 관객에게 감사하다. 내 돈과 시간을 들여 극장을 가도록 더 열심히 만들겠다. 배우와 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촌스럽게 영화 만드는 사람이다. 더 열심히 더 훌륭한 작품 만들 수 있도록 매순간 최선 다하겠다. 한국 영화는 한국 영화 관객들이 있기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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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6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감독상을 수상한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이 이정재와 정우성에게 트로피를 받고 있다. 여의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1.26/

감독상을 수상한 류승완 감독도 위트 있고 특별한 소감으로 청룡의 재미와 품격을 더했다. '부당거래'와 '베테랑'으로 두차례 감독상을 수상했지만 시상식에서 직접 트로피를 전달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대에 오른 류 감독은 "감사하긴 한데 굳이 시상을 이분들(이정재, 정우성)과 붙이면 대한민국 어떤 영화 감독도 좋아할 사람 없다. 지금 TV를 켜신 분들은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잘못된 건 없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제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6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감독상을 수상한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여의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1.26/

그는 "세상에서 혼자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다. 영화를 만드는 건 혼자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이고 이 영화는 특별히 더 그랬다. 배우들과 스태프에 감사하다. 그 분들이 4개월동안 믿음과 확신을 주고 험난한 과정을 같이 해줘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며 "영화를 만들면서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오늘은 좋은 때인 것 같다. 내가 뭐라도 된 것처럼 들뜰 때도, 경력이 끝장날 것처럼 위기에 몰리는 순간도 있었다. 묵묵히 버티다 보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지금도 답답해서 안 뚫리고 어둠 속에서 고생하는 영화인들, 조금만 더 버티자. 좋은 날 온다"고 동료 감독들을 격려했다.

더불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영화를 개봉하는데 대한 고민이 정말 많았다. 극장에 방문해주신 관객 여러분께 감사하다. 내 영화를 지지해주시는 관객분들이 내 동지다. 영화 동지와 함께 이 상을 나누고 싶다"고 관객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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