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미래에셋' ETF 전쟁.. 이 구역 최강자는 '나야 나'

이지운 기자 2021. 11. 2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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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막 내린 저금리시대, 자금 몰리는 ETF②] "테마형 시장 잡아라" 삼성운용 독주에 미래에셋운용 위협

[편집자주]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펀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조정장이 길어지면서 ETF(상장지수펀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상장한 메타버스 등의 테마 ETF는 조정장 속에서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같은 투자 열기에 자산운용사들 역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거래가 부진한 ETF의 상장폐지가 해마다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들어 주목받는 ETF 시장의 흐름, 적절한 투자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그래픽=머니S 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박스피에 지쳤다”… ETF로 눈 돌리는 개미

② ‘삼성운용 vs 미래에셋운용’ ETF 전쟁… 이 구역 최강자는 ‘나야 나’

③ ETF의 그림자, 잇단 상폐에 소송전까지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점유율 높이기 경쟁이 한창이다. ETF는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킨 상품을 말한다. 특정 지수나 자산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된다. 10개 이상 주식을 조합해 펀드를 구성하며 발행된 주식이나 수익증권을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

현재 ETF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이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다양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삼성자산운용을 위협하고 있다. 중하위권 자리다툼도 치열하다. 지난해 4위였던 한화자산운용이 7위로 떨어지면서 자리 이동이 많았다.



치열한 ETF 경쟁… 삼성자산운용 쫓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진=머니S 김은옥 기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국내 16개 자산운용사의 520개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68조82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47조1264억원)대비 약 30.88%, 직전대비 7.0%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고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ETF시장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선 2002년 10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ETF를 처음 상장시켰다. 이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크게 밀리고 현재 삼성자산운용이 1위를 지키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테마형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는 중이다.

10월 전체 ETF 순자산가치총액을 기준으로 각 자산운용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이 44.8%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자산운용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30조5231억원으로 전년동기(24조8038억원)대비 13.5% 증가했다. 다양한 테마형 ETF를 선보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2조8599억원으로 점유율이 1년 전(24.1%)보다 9.5%포인트 뛴 33.6%를 기록하며 2위에 랭크됐다.

이어 KB자산운용은 ETF 순자산가치총액 5조3226억원으로 점유율 7.8%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3조4060억원으로 5.0%를 각각 기록하며 나란히 3위와 4위에 올랐다. 5와 6위는 키움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이 각각 자리했다.



떠오르는 메타버스 시장… 불붙은 테마형 ETF 전쟁


사진=머니S 김은옥 기자

ETF시장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테마형 상품이 출시되면서 관련 종목들에 투자하는 ETF가 최근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투자업계 화두인 메타버스(Metaverse) 테마를 두고 1위 삼성자산운용과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경쟁이 눈에 띈다. 메타버스란 초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의 세계를 말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상장한 메타버스 관련 기업 투자 ETF는 ▲삼성자산운용 ‘KODEX K-메타버스액티브’(이하 코덱스)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Fn메타버스’(이하 타이거) ▲KB자산운용 ‘KBSTAR iSelect메타버스’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 K-메타버스MZ’ 등 4개다.

이 중 기준 수익률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Fn메타버스 ETF가 30.28%로 가장 높았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ETF는 28.99%로 뒤를 쫓고 있다. 이어 KB자산운용의 ‘KBSTAR iSelect메타버스’ ETF(22.43%)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메타버스MZ’ ETF(16.7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ETF 순자산 규모 면에서도 코덱스와 타이거가 각각 2380억원, 2594억원으로 다른 두 ETF(KB자산운용 474억원, NH아문디운용 106억원)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수익률은 보유 종목과 비중 조절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코덱스 구성 종목은 펄어비스(8.40%) 덱스터(8.37%) 하이브(8.02%) 카카오게임즈(7.92%) 위메이드(7.80%) 등으로 게임주 편입 비중이 크다. 4개 ETF 중에서도 유일하게 상위 10개 구성 종목에 크래프톤(5.00%)이 포함돼 있다.

특히 코덱스는 액티브 ETF로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종목을 선정하고 그 비율을 조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메타버스 산업이 메가트렌드의 초기 시장인 만큼 관련 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점에 주목해 비교지수(Fn가이드 K-메타버스 지수) 대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게 해 차별화를 뒀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 컨설팅본부장은 “현재는 메타버스 시장의 태동기로 아직  정의도 완전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업계에서 유일하게 액티브라는 개념으로 접근했다”며 “메타버스 시장이 성숙할수록 타사와 차별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덱스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타이거의 주요 편입 종목은 컴퓨터그래픽(CG)·시각특수효과(VFX) 기술 기업인 위지윅스튜디오(11.02%) 하이브(10.04%) JYP Ent.(9.00%) 메타버스 기기에 카메라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8.35%) 와이지엔터테인먼트(7.98%) 순이다. 엔터주의 비중이 약 27%에 이른다.

타이거 추종지수는 ‘Fn가이드 메타버스테마’ 지수를 추종한다. 지수는 AI 키워드 검색 기술을 활용해 IT 하드웨어, 플랫폼, 콘텐츠 등 메타버스 산업분야에 관련된 종목을 편입한다. 지수 리밸런싱(종목 조정)은 매년 6월과 12월 정기변경을 진행하며 3월과 9월 수시변경을 통한 신규 상장 종목 편입도 가능하다.

권오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부문장 상무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블록체인, 게임, 엔터 등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메타버스 연관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테마를 발굴해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수단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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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기자 seojin07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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