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고심 끝에 마차도를 포기한 몇 가지 이유

이형석 입력 2021. 11. 29.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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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고심 끝에 2년간 함께 한 딕슨 마차도(29)와 작별을 결정했다.

롯데는 지난 25일 마차도를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마차도는 "지난 2년 동안 쌓은 인연이 그리울 것이다. 나는 영원히 롯데와 함께하고 싶었지만, 때로는 신이 더 좋은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고 아쉬워했다.

마차도는 지난 2020년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시즌 전경기를 유격수로 출장해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차원이 다른 견고한 수비력으로 롯데 내야진에 안정감을 심어줬다. 타율 0.280·12홈런·67타점을 기록하는 등 시즌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3.25로 팀 내 2위에 해당했다. 롯데는 일찌감치 1+1년 총 145만 달러(약 17억 3000만원)에 재계약, 마차도를 붙잡았다.

롯데는 올 시즌 종료 후 '+1년'에 대한 재계약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하고, 마차도에게 5만 달러의 클럽 옵션을 지불하기로 했다.

최종 결정을 확정 짓기까지 고심을 거듭했다. 수비력만 놓고 보면 롯데에서 마차도를 대체할 선수는 분명히 없다. 마차도가 없을 경우 내야 중심이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를 내다봐야 했다. 롯데는 내야 수비 불안으로 2년 전 '수비형'으로 분류된 마차도를 데려왔다. 거포형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다른 팀과는 다른 노선을 결정한 이유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그를 위협할 만한 국내 자원이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센터 라인의 한축이자 내야의 중심인 유격수 포지션에 공격을 포기하면서 언제까지 외국인 선수를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김민수는 확실히 마차도보다 방망이는 좋을 것이다. 배성근은 어깨가 좋다"라고 기대했다. 김민수는 수비는 다소 약하지만 타격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배성근은 2년 동안 마차도의 백업으로 뛰었다. 둘 다 공격과 수비에서 한 가지씩 약점을 지녔지만, 롯데는 기회를 통한 보완을 기대하고 있다.

팀 체질과도 연관 있다. 한때 롯데는 포크볼과 스플리터를 던지는 투수가 많아 내야 땅볼의 안정감 있는 처리가 중요했지만, 최근 빠른 공을 신예 투수가 늘어나면서 내야 수비의 중요성이 조금 낮아졌다.

내년 시즌부터 롯데의 홈 사직구장은 더 크고, 넓어진다. 홈플레이트를 뒤로 물러서 펜스까지의 거리를 높이는 것은 물론 펜스의 높이를 6m로 높일 계획이다. 장타력을 갖춘 거포가 필요하다. 올해 롯데에서 20홈런을 넘긴 선수는 없다. 15홈런 이상도 이대호(19개)와 한동희(17개) 둘뿐이다.

특별한 대안도 있다. 공개적으로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이학주 영입이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지방 A 구단의 경우 내야수 용병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A 구단은 롯데를 의미한다. 롯데는 "마차도 재계약과 이학주 영입의 전혀 연관이 없다"고 강조한다. 다만 롯데의 이학주 영입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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