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등 밀어주며 척추 곧게 펴져 있는지 주의깊게 보세요"
여아 경우 초등 5∼중1학년때 집중
1년새 20도 휠 정도로 급속히 진행
목욕시 등을 구부린 상태서 봤을때
좌우 갈비뼈·날개뼈 높이 다르거나
허리 높이가 다르다면 꼭 진료 필요
10도 이하 비대칭, 10명중 1명 꼴
진행 막기위해 25도서 보조기 치료
45도 넘어가면 수술 방법 밖에 없어
"최대한 조기 발견 진행 막는게 중요"
김용정(사진) 서울부민병원 진료원장은 척추측만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교까지를 꼽았다. 김 원장은 2008년부터 12년간 미국 컬럼비아대 정형외과 교수를 역임한 척추측만증의 권위자다. 그의 논문 중 3편은 현재까지 출판된 척추 변형과 관련된 논문 2만여편 중 가장 많이 인용된 100편의 논문에 포함됐다.
많은 성인이 허리가 조금만 옆으로 기울면 측만증이라고 생각하지만 김 원장은 “성인이 25도 미만이면 그냥 살라”고 잘라 말한다. 고관절 문제나 추간판탈출증, 다리 길이 차이 등으로 인한 삐뚤어진 자세가 ‘기능적 측만증’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대부분 각도도 10도 미만으로 심하지 않고 본인만 인지하는 수준일 뿐 측만으로 인한 통증 자체가 심하지 않다.
김 원장이 예민하게 접근할 것을 주문하는 시기는 소아·청소년기다. 이 시기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측만증’이 전체 측만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데다가 진행 속도 자체도 빠르기 때문이다. 자세 문제로 인한 기능적 측만이 그냥 옆으로 휘는 2차원적 측만증이라면, 이런 구조적 측만증은 나선계단처럼 3차원적으로 휘어 돌아간다.
그는 “미국은 요추 측만증은 40도가 넘으면 수술을 허용한다. 한국에서는 이 기준을 높게 잡아 수술을 원하는 경우라도 못하도록 한다”고 비판했다. 측만각이 40도 정도로 본인이 느끼는 통증도 있고, 외관상의 이유로 심리적으로 위축이 돼서 수술을 원했던 한 여학생은 김 진료원장에게서 수술을 해줄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엄마와 진료실에서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다.
그는 방사선 촬영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척추 각도가 25도 상태에서 병원에 오게 되면, 3∼6개월의 간격을 두고 2∼3년간 계속 찍게 된다. 단기간 엑스레이 촬영 횟수로 따지면 상당한 것이다.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중에도, 수술 후에도 찍게 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척추측만증 수술을 받은 여성의 경우 평균 16번의 전척추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였고 같은 나이 또래에 비해 암 발생률이 5배나 높은 것으로 나왔다. 특히 유방암의 발생률이 높았다.
그렇다면 지금 척추의 각도가 10도 이상의 초등생이 심각한 척추측만으로 진행될지, 여기서 멈출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쉽게도, 아직은 없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많은 연구로도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에서 3000만달러를 들여 그 유전자 찾기에 나섰지만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복합적인 이유 중 30% 정도 유전력이 관계됐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부모가 측만증이 있다고 자녀에게 생기는 것도 아니고, 몇 대를 거슬러올라가 연관이 있다고 나오는 그런 유전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유전이라고 말하기 애매하죠. 결국 예상이 안 되기 때문에 초등학생 때 조기에 발견해서 진행을 막는 게 중요합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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