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대리전 된 솔로몬제도.. 시위 격화에 사망자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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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중국·대만)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에서 친중국과 친대만 세력 간 갈등이 폭발했다.
친중국 성향 정부를 상대로 친대만 세력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거세다.
이런 상황에서 소가바레 정부가 2019년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하자 말라이타섬 주민들은 이를 반대하며 독립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솔로몬제도에서 양안 간 대리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중국과 주변 국가들 역시 군사력 확대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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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총리 2년 전 대만과 단교 뒤 中과 수교
서방 영향 말라이타섬 주민들 거센 반발
코로나로 경제난 악화 총리 퇴진 시위
中·주변국가들 군사력 확대 놓고 대립
濠 국방 "中 영토 야심 안보에 직접 위협"
美·英 등 오커스 통해 軍 공조 강화 주장
中 "濠 핵잠 지원 부당" 국제 공론화 나서
차이나타운 일대 폐허 28일(현지시간)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의 차이나타운 일대가 친대만 세력의 공격을 받아 폐허로 변한 가운데 건물 슬레이트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다. 호니아라=AP연합뉴스 |
28일 CNN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에서 지난 24일 시작된 시위로 미나세 소가바레 총리의 집과 국회의사당이 공격받고 도시 내 많은 건물이 불에 타는 등 폐허로 변했다. 시위로 체포된 사람만 100명이 넘는 상황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수도 호니아라의 차이나타운 지역 내 한 상점인 ‘오케이마트’가 시위대에 의해 불탔으며 그 안에서 시체 3구가 발견된 것이다.
현지 경찰은 시위가 격화하자 26일부터 필수 근로자들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에게 집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또 매일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현지 경찰은 여전히 시위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인접 국가인 호주와 파푸아뉴기니가 솔로몬제도 요청으로 약 15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치안 유지와 사회기반시설 보호에 나섰다.
중국의 지원을 받는 소가바레 정부와 달리 말라이타섬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2500만달러(약 300억원)를 지원받기로 하는 등 미국, 호주 등 서방의 영향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경제 사정이 더 악화하자 말라이타섬 주민들은 소가바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서게 됐다. 소가바레 총리는 지난 26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이번 시위가 다른 힘들의 영향과 독려를 받았다”고 외세 개입을 주장했다.
중국은 오커스의 부당성을 거듭 주장하며 이 문제의 국제사회 공론화에 나섰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난 26일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왕췬 중국 대표는 미하일 울리야노프 러시아 대표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 영국 두 핵보유국이 호주로 핵물질을 이전하는 것은 명백히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목적과 취지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커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든 IAEA 회원국이 참여 가능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며 “미국·영국·호주는 핵 잠수함 협력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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