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2030 표심 향배 '승부처'.. 단일화는 막판 변수 [대선 D-100]

이동수 2021. 11.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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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판세·향후 전망
李·尹, 각종 의혹·1일 1실언에 곤혹
네거티브 전략 치중 땐 부메랑 우려
MZ세대, 진영보다 이익 기반 투표
맞춤형 공약 마련·실책 최소화해야
沈·安·金 '제3지대 공조' 땐 파장 커
코로나·차이나 리스크도 무시 못해
29일 ‘D-100’을 맞는 내년 3월9일 제20대 대선은 일찌감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제1야당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를 예고하고 있다. 네거티브와 리스크 관리, 2030세대 등 스윙보터의 표심, 제3지대 연대와 코로나 상황 등이 향후 선거 과정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리스크 관리… 네거티브 ‘역풍 주의보’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역대급 비호감’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는 점이다.

비호감은 두 후보와 그 가족을 겨냥한 각종 의혹에서 비롯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수신제가(修身齊家,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다스림)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이번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특히 양쪽 진영이 상대의 리스크를 네거티브화하는 방식에 따라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청년작가 특별전 '마스커레이드 전'을 관람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네거티브는 기존 의혹과 논란을 연료 삼아 타오른다. 두 후보 모두 대선판을 불태우기에 충분한 연료를 지녔다. 이 후보는 과거부터 제기된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 ‘혜경궁 김씨’부터 최근 대장동 및 변호사비 대납 의혹, 조카 교제살인 사건 변호 등이 꼽힌다. 윤 후보는 본인의 고발사주 및 각종 부실수사 의혹,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쥴리’ 의혹, 장모의 양평 개발특혜 및 압류 회피용 손자 증여 의혹 등이 있다.
문제는 네거티브화 방식이다. 네거티브는 검증 또는 해명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지는 선거 막판에 고점을 찍는다. 대체로 내용이 과장되고 지나치게 자극적인 경향을 띤다. 이 경우 진영 논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합리적 유권자, ‘스윙보터’들은 오히려 네거티브를 꺼내 든 쪽에 반감을 느낀다. 상대방을 겨냥한 네거티브가 부메랑이 돼 자신의 지지율을 깎아내리는 상황을 마주한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생일인 27일 전남 순천시 연향상가 패션거리를 방문, 이동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윙보터 표심 향방… 실책의 ‘나비효과’

대선 캐스팅보트를 쥔 스윙보터의 가장 큰 특징은 ‘이익 기반 투표’다. 이들은 진보, 보수를 따지기 전에 해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을 계산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이번 대선에서 2030, 소위 MZ세대가 핵심 유권자층으로 떠오른 이유는 이들이 스윙보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거대 담론보단 부동산, 일자리, 가상화폐, 젠더 이슈 등 당면한 현실 과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요구하는 요즘 청년층의 모습이 스윙보터의 특성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스윙보터, 2030을 잡으려면 남은 100일간 맞춤형 공약 마련에 더해 실책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다른 계층보다 이슈 민감도가 높은 만큼, 작은 실수에도 거대한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두 후보는 ‘1일 1실언’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이 후보는 “음주운전 경력자보다 초보 운전이 더 위험하다”, “부산 재미없잖아”, “오피스 누나? 제목이 확 끄는데요” 등, 윤 후보는 “필요한 경우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한 뒤 쉴 수 있어야 한다”,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두 후보는 논란 때마다 “발언 전체 맥락을 무시한 악의적 해석”이라고 항변했지만, 실언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 이미 판단을 끝내고 돌아선 유권자들의 등에 외치기 일쑤였다.
◆제3지대, 코로나·차이나 리스크 변수

20대 대선이 ‘이·윤’ 양강 구도로 굳어졌더라도 ‘제3지대 공조’ 논의에 착수한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유력 후보와 단일화 등 선거 막판 대형 변수로 발전할 수 있어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뒤 실시된 7번의 대선 중 100일 전 여야 유력 주자가 확정된 선거는 김영삼·김대중·정주영 ‘3파전’으로 치러진 1992년 14대 대선이 유일했다. 나머지 6번의 대선에서 여야가 선거일 한 달여 전까지도 대진표를 두고 몸살을 앓았던 경험을 복기하면, 제3지대 후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차이나 리스크 등도 향후 눈여겨봐야 할 변수로 꼽았다.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신 교수는 “대중의 코로나 공포가 커질수록 여권에는 불리한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중국 관련 돌발 이슈에 주목해야 한다. 강력한 갈등 요소가 내재해 있지만, 아직 정치적으론 표면화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특히 문화 분야에서의 차이나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젊은 층의 혐중 정서와 최근 중국의 콘텐츠 표절 및 문화 훔치기 흐름 등이 맞물려, 각 후보가 향후 대중 외교 방향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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