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질책에 마이데이터 '자동차 경품 이벤트' 접은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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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경품으로 제네시스 자동차를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를 내건 은행들이 금융당국 경고에 결국 이를 철회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KB국민은행 등 마이데이터 사전 예약 이벤트로 고액 경품을 내걸었던 곳들이 결국 경품 항목을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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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에 7000만원대 제네시스 차 추첨 제공 이벤트
금융당국 "과도한 마케팅이다" 지적 잇따르자
이벤트 마감 임박해 철회.. 소액 경품으로 대체
다음 달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경품으로 제네시스 자동차를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를 내건 은행들이 금융당국 경고에 결국 이를 철회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KB국민은행 등 마이데이터 사전 예약 이벤트로 고액 경품을 내걸었던 곳들이 결국 경품 항목을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은행 모두 최근 “내부 사정에 따라 변경된 경품으로 추첨이 진행되니 양해를 부탁한다”고 알렸다.
물꼬를 튼 것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부터 마이데이터 사전 예약 이벤트의 일환으로, 추첨을 통해 1등에게 ‘제네시스 GV60′을 증정한다고 홍보했다. 이어 국민은행도 지난 18일부터 ‘숨은 내 돈 찾기’ 서비스 등 마이데이터 예약 고객에게 ‘제네시스GV70′과 ‘제네시스GV80′ 경품 추첨에 응모할 기회를 부여한다고 공지했다. 이들 차량은 평균 7000만원대에 팔린다. 이런 이벤트를 접한 많은 고객이 해당 은행들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전 예약에 참여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현상에 대해 ‘마케팅이 과하다’며 쓴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정보를 집중해 관리하는 서비스일 뿐인데, 가입 경쟁이 자칫 개인정보와 관련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에서였다. 잇따라 금융감독원도 지난 19일 8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과의 회의 자리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과정에서 과도한 경품 제공 및 실적 할당 등 불건전 관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두 은행이 내건 자동차 경품은 따지고 보면 규정 위반 사항은 아니다. 신용정보업 감독규정 등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3만원을 초과하는 경품을 내걸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추첨’의 방식일 경우 ‘평균’ 제공 금액이 3만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예외 규정이 있다. 은행들은 이벤트 신청자가 많이 몰리면 자동차 1~2대 정도를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평균 제공 금액을 넘지 않을 것으로 자체 판단했으나, 금융당국은 이것이 규정 취지에 어긋나는 데다가 오히려 예외 규정을 악용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벤트 종료일(11월 30일)이 임박해서야 우리은행은 1명에게 추첨해 증정하기로 했던 제네시스GV60 대신, 다수를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국민은행 역시 제네시스GV70 1명 경품 몫 대신 40명에게 아이패드 프로를 제공하기로 했다.
12월 중 마이데이터 사업 오픈이 임박한 가운데, 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업권에서의 사전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다. 하나은행은 사전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연 4.1% 금리의 적금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고, IBK기업은행은 갤럭시Z플립·아이폰13프로 등의 추첨 이벤트를 내걸었다. NH농협·신한은행도 자체 포인트나 커피 쿠폰을 지급한다. 핀테크 업체 핀다·토스·뱅크샐러드 등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TV 광고를 적극적으로 방영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민간 회사의 자율 영역에 금융당국이 사사건건 눈치를 주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 등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비해 무겁고 불편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은행 앱들이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시를 계기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했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으나 결국 제동이 걸렸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에도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앞두고 캐시백 등 이벤트 경쟁을 벌인 카드사들에 ‘마케팅 자제’를 당부해 논란이 됐다. 이에 따라 일부 카드사들은 하루 만에 이벤트를 철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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