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둘러싼 이통3사의 '동상이몽'..누가 웃을까

김정현 기자 2021. 11.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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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제한 논의에 긴장하는 KT·LGU+
입장다른 SKT는 "철수까지 가능" 입장
현재 알뜰폰 시장에서의 '뜨거운 감자'는 50%에 육박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3사 자회사 점유율 문제다. 그러나 알뜰폰 문제에 대해서는 이동통신사들 간에도 입장에 차이가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20.11.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고가 5G 요금제 논란과 자급제폰 인기와 함께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 알뜰폰. 현재 알뜰폰 시장에서의 '뜨거운 감자'는 50%에 육박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3사 자회사 점유율 문제다.

현재 정부와 국회에서도 '통신시장의 다양성'이라는 목적에 따라 점유율 제한 여부를 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그러나 알뜰폰 문제에 대해서는 이동통신사들 간에도 입장에 차이가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에서 알뜰폰 시장에 '세븐모바일'이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News1

◇도매제공 의무사업자 SKT…'알뜰폰,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현재 이동통신(MNO)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우, 알뜰폰 사업에 대해 힘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에서 알뜰폰 시장에 '세븐모바일'이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동통신3사 자회사들 중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알뜰폰 시장에서 약세인 이유는 SK텔레콤이 유일한 망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라는 입장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도매계약을 맺고 나면 이에 맞춰 도매계약을 한다.

이처럼 먼저 '패'를 보여야하는 구조 때문에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에서 불리한 처지로, 실제로 SK텔링크의 알뜰폰 사업에 대한 SK텔레콤의 지원 역시 타사에 비해 미미한 편이다.

LG유플러스는 본사 차원에서 '알뜰폰 파트너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로 알뜰폰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LGU+ 제공) © 뉴스1

◇'상생' 내세우며 알뜰폰 시장 힘 기울이는 KT·LGU+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 자체를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중이다.

KT의 경우 자회사인 KT엠모바일이 현재 알뜰폰 업계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어 서비스 및 품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편이다.

실제로 KT엠모바일은 한국 표준협회가 주관하는 2021년 콜센터품질지수 조사에서 3년 연속 알뜰폰 부문 1위에 오르고, 다양한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KT는 KT엠모바일 외에도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에서도 추가로 알뜰폰 업계에 뛰어드는 등 사업을 확장 중이다.

LG유플러스는 본사 차원에서 '알뜰폰 파트너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로 알뜰폰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자회사인 LG헬로비전과 미디어로그는 물론, 알뜰폰 업체들과 함께하는 '알뜰폰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모션용 무상 데이터 증정, 결합 상품 연계, 후불 가입자 유도를 위한 판매 채널 확대 지원 등을 제공하며 업계 '상생'까지 내세우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종렬 SKT인프라 부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SKT, 국감에서 "정부·국회서 결정되면 알뜰폰 시장 철수" 발언까지

이처럼 알뜰폰 사업에 대한 이동통신사 간의 입장에는 확연히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일괄적으로 이동통신사 자회사 비중 제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원하는대로 판이 짜질 것"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경우 알뜰폰의 사업이 축소된다고 해도 별로 피해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최근 비싼 5G 요금 때문에 LTE 알뜰폰으로 이탈하는 이동통신 5G 가입자 추세가 예상보다 빠른 상황에서,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상황을 환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시장 점유율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KT와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은 '상생'을 언급하며 중소사업자를 지원하며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반면 강종렬 SK텔레콤 인프라 부사장은 "국회에서 이통 자회사의 알뜰폰 사업과 관련해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서 철수가 결정되면 따르겠다"고 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알뜰폰 스퀘어에서 열린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및 도입 11주년 기념행사'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1.11.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임혜숙 장관 "이통사 자회사도 알뜰폰 시장서 역할 있어…검토 중"

한편 국회에서는 이동통신3사의 알뜰폰 자회사 수 및 비율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돼 논의 중이다.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이동통신3사의 알뜰폰 자회사 수 제한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양정숙 의원(무소속)도 지난 4월 이통 3사 알뜰폰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24일 열린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동통신3사 자회사들도 알뜰폰 시장에서 역할들이 있다"며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여러가지 입장들을 잘 고려해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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