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TSMC 초미세공정 경쟁 치열.. 모바일 AP 4나노 적용

박진우 기자 2021. 11.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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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텍·애플, TSMC 4나노 공정으로 AP 생산
퀄컴·삼성, 삼성전자 4나노 공정 활용
10나노 이하 6대4로 양분 중인 TSMC·삼성
4나노 경쟁 결과 따라 3나노 시장 선점 가능할 전망
미디어텍 디멘시티9000. /디멘시티 제공

글로벌 4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조사인 대만 미디어텍, 미국 퀄컴, 애플, 한국 삼성전자가 최신 AP에 일제히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다. 1위 미디어텍과 3위 애플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를, 2위 퀄컴과 4위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선택한 가운데 초미세공정을 양분하고 있는 두 파운드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미디어텍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8일 플래그십 스마트폰 AP인 디멘시티9000을 내놨다. 디멘시티9000은 TSMC의 4㎚ 공정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모바일 AP로,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의 새 아키텍처(설계구조) V9을 적용했다. 중앙처리장치(CPU)는 3.5㎓ 클럭 코어텍스-X2 등 코어 8개로 구성되며,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RM 말리 G710을 사용한다.

디멘시티9000은 퀄컴이 오는 30일(현지시각) 발표하는 스냅드래곤 898(가칭)과 정면승부를 벌인다. 퀄컴 역시 ARM 아키텍처에 기반하는데, 3.5㎓ 클럭 코어텍스-X2를 메인 코어로 쓰는 CPU를 장착하는 점이 디멘시티9000과 동일하다. GPU는 퀄컴이 자체 제작한 아드레노 730을 얹는다. 생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4㎚ 핀펫(FinFET) 공정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888 썸네일. /퀄컴 유튜브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최신 모바일 AP 엑시노스2200(가칭)도 4㎚ 공정으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엑시노스2200 역시 ARM 아키텍처를 활용해 디멘시티9000과 스냅드래곤 898과 CPU 구성이 동일할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엑시노스는 GPU에 AMD가 RDNA2 기반으로 개발한 것을 얹고, 5세대 이동통신(5G) 모뎀칩도 자체 개발한 것을 채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애플은 내년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14(가칭)의 프로세서 A16 바이오닉(가칭)을 TSMC 4㎚ 공정으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애플은 그간 퀄컴 통신칩을 사용했는데, A16부터는 자체 개발한 통신칩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통신칩도 TSMC 공정으로 만든다.

미디어텍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퀄컴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섰고, 지금까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화웨이에 AP를 공급하던 하이실리콘이 흔들린 사이 그 자리를 미디어텍이 꿰찬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스마트폰 AP 점유율은 미디어텍이 43%로 1위, 퀄컴이 24%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은 15%로 3위, 삼성은 7%로 4위다.

4㎚ 공정과 같은 5G 플래그십 AP 시장에서는 퀄컴이 시장의 55%를 점유하는 압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으며, 스냅드래곤 898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 하나인 삼성전자 갤럭시S22(가칭) 등에 장착될 예정이다. 따라서 업계 1, 2위 싸움에서는 TSMC에 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2100. /삼성전자 제공

다만 애플과 삼성전자를 비교하면 TSMC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앞서있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전자 엑시노스2200의 경우 갤럭시S22 장착이 유력하나 한국과 유럽 시장용으로 공급 수량이 제한적이라는 점, 또 애플이라는 상징적인 빅테크 기업이 TSMC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업계는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 하반기 TSMC가 3㎚를 내놓는 만큼 4㎚ 공정 경쟁은 향후 초미세공정 시장 구도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3㎚ 공정의 본격적인 수주에 앞서 4㎚ 공정에서의 제품 관리와 양산 운영 등을 먼저 시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TSMC와 삼성전자는 현재 10㎚ 이하 공정을 6 대 4로 나누고 있어 4㎚ 경쟁 결과에 따라 이 구도 역시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지난 2분기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52.9%의 점유율을, 삼성전자는 17.3%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절대적인 점유율 격차는 크지만 삼성전자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선단공정에서 TSMC와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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