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채널 띄우러 온 스타 PD "10년 뒤 콘텐츠 왕국 될 초석 닦아야죠"
CJ ENM서 '한식대첩' 시리즈 흥행시킨 음식예능 장인
10년 노하우 녹여 지역채널 상징할 시리즈 제작 목표
"400억 투자는 대형 채널도 쉽지 않은 일..전망 밝아"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케이블TV의 지역 콘텐츠를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자들도 찾아보는 날이 오게 될까. ‘로컬테인먼트’(지역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로 지역 한계성을 뛰어넘어 세계로 향하겠다고 선언한 LG헬로비전(037560)에 새롭게 합류한 한국 음식예능의 장인 현돈(43) PD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지역과 음식, 사람 이야기로 대국민 공감 이끌어
“보통 중소채널의 한 해 예산이 70억~80억원 수준입니다. 대형채널도 콘텐츠 제작에만 연 400억원을 투자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인데 LG헬로비전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세계를 겨냥한 깃발을 들었습니다. 지역민들만 보는 채널이 아닌 전 국민과 해외에서도 찾는 채널을 만들고자 하는 LG헬로비전의 로컬테인먼트 선구자 역할에 기대감이 매우 큽니다.”
현돈 PD는 CJ ENM(035760)에서 ‘한식대첩’ 시리즈를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장기 연출하며 한식을 주제로 한 독보적인 콘셉트의 음식예능을 흥행시킨 인물이다. 이 밖에도 ‘마스터셰프 코리아 셀러브리티’ ‘섬총사’ ‘물오른 식탁’ 등 음식과 사람, 지역을 잘 버무린 예능 프로그램들로 tvN과 올리브 채널의 콘텐츠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왔다.
올해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400억원의 ‘지역채널’(헬로tv 25번) 제작비 투자를 단행한 LG헬로비전은 ‘콘텐츠 왕국’을 향한 초석을 닦을 인물로 현돈 PD를 낙점해 지난 7월 영입했다. 현돈 PD는 11월 초 지역채널 오리지널 콘텐츠 ‘칼의 전쟁’으로 본격적인 제작 활동에 돌입했다.
현 PD는 “CJ ENM에서 약 10년간 근무하면서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했다”면서 “특히 한식대첩을 제작하면서 다양한 지역 식재료와 음식을 경험해볼 수 있었는데, 언젠가는 지역에 계신 분들과 함께 지역 음식을 만들고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칼의 전쟁을 기획하게 된 취지를 밝혔다.
한식대첩과 칼의 전쟁 모두 한식을 중심으로 한 요리 대결 프로그램이지만 한식대첩은 서바이벌 구조를 살린 반면, 칼의 전쟁은 대결보다는 지역 맛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추억과 공감에 더 집중한 것이 차별점이다.
이러한 기획 취지 아래 칼의 전쟁은 젊은층에겐 지역의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을 발견하는 재미를 주고, 중장년층에겐 옛 시절 고향의 향수가 물씬 풍기는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부모세대와 자녀세대를 이어주는 ‘대국민 음식 공감대 형성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큰 매력 포인트다.
스타들 마음 움직인 헬로비전의 대형 투자와 비전
칼의 전쟁은 tvN 스토리와 LG헬로비전이 공동제작해 매주 월요일 밤 9시50분 헬로tv 지역채널과 tvN 스토리 채널에서 방송된다. tvN 채널에서도 주 2회 재방송이 되며, LG유플러스(032640) IPTV와 OTT 티빙에 VOD로도 공급되고 있다.
칼의 전쟁뿐 아니라 ‘호동s 캠핑존-골라자봐’ ‘장윤정의 도장깨기’ ‘우리동네 클라쓰’ ‘북유럽 with 캐리어’ 등 LG헬로비전의 로컬테인먼트 콘텐츠 확대 전략과 함께 론칭한 오리지널 콘텐츠 5편이 중심이 되어 첫해부터 채널 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 PD는 “요즘 미디어 시장은 채널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온라인에서의 반응과 OTT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10분 이상 머무르는 고정시청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연초 4만명이던 지역채널 유튜브 채널은 현재 12만명을 넘어섰다. 100만 조회수 클립만 4개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를 비롯해 새롭게 합류한 PD들뿐 아니라 콘텐츠에 참여한 연예인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강호동, 이영자, 이수근 등 베테랑들이 지역채널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합류했다”며 “장윤정씨의 경우에는 본인이 프로그램 기획부터 섭외까지 참여하고 있다. 막 시작하는 채널에 합류하는 일은 매우 리스크가 큰데, 저처럼 이들도 지역채널의 비전과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PD는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채널이 10년 뒤 콘텐츠 왕국이 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닦아야겠죠”라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올리브 띄운 경험 살려 지역채널 세계로
현 PD가 칼의 전쟁을 시작으로 LG헬로비전 지역채널에서 그리고자 하는 큰 그림은 무엇일까.
그는 “CJ ENM에 있을 때도 올리브 채널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 대중들에게 올리브를 음식 전문 채널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면서 “LG헬로비전 지역채널에서도 지역채널하면 사람들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시리즈를 제작하고 싶다. 이를 통해 지역채널을 로컬테인먼트를 가장 잘 재미있게 만드는 채널이자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채널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킬러 콘텐츠가 많아지면 더 많은 플랫폼과 채널에서 지역채널의 콘텐츠를 찾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사업자들과 함께 공동 기획·제작할 수 있는 기회도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노재웅 (ripbi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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