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잘 나갔던 TV 시장 꺾였다..하반기 출하량 12.4% '뚝'

오문영 기자 2021. 11. 2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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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TV시장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후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면활동 증가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공급망 차질에 따른 재고 조정이 겹치면서 TV 출하량이 줄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LG전자 등 세트업체(TV 제조사)들이 수익성 유지를 위해 고부가 제품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1억1164만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어든 규모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 3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7% 감소한 5251만대를 기록했다. 4분기의 경우 5913만대의 TV가 판매될 것으로 트랜드포스는 예측했다. 전년 대비 10.3% 적은 것이다.

TV 출하량이 하락세에 접어든 요인으론 위드 코로나에 따른 일상 회복이 첫 손으로 꼽힌다. TV 시장은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보복소비 효과로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주거공간에서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현재는 각국의 예방접종률이 증가하면서 재택근무는 축소되고 대면활동이 증가하는 추세다.

소매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에 따른 재고 조정도 출하량 감소세를 가파르게 하고 있다. 시장 비중이 높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가격은 지난 8월부터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원자재와 운송·물류 서비스값 인상으로 원가절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3분기 TV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29%, 22.2% 뛰었다.

또 제조업체들은 공급망 차질에 직면하면서 출하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는 "올 하반기 TV 출하량은 전년도 대비 역대 최대의 하락폭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선 TV 제조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수익성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본다. 전체 시장이 불확실성에 직면한 것과 달리 프리미엄 시장의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더 좋은 화질과 더 큰 크기로 영화를 보고 싶다거나 게임을 즐기고 싶다는 등 새로운 욕구가 생긴 것"이라며 "일시적 수요 증가가 아닌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배경이 된 것으로 위드 코로나에도 프리미엄 TV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들도 내년 프리미엄 TV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6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이 처음으로 20%의 점유율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다른 업체인 옴디아도는 고가에 속하는 2000~2500달러 가격의 TV 매출이 올해 전체 시장에서 5.1%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점유율은 3.9%였다.

특히 주목되는 변화는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 진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30일 충남 아산캠퍼스 Q1 라인에서 QD(퀀텀닷)-OLED의 양산 출하식을 갖는다. 주요 공급사는 삼성전자로 일본 소니도 패널을 공급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양산부터 신제품 TV 출시까지 4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QD TV는 내년 3월쯤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QD 디스플레이 공급은 세트업체들의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를 촉발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TV를 출시하는게 아니라 각각의 패널을 채용해 다른 제품군으로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사의 양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TV 시장에서 다른 제품으로 구분될 것이란 분석이다. QD 디스플레이는 백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화이트올레드)와 다르게 청색 OLED 소재를 광원으로 쓰고 QD 필터로 색상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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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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