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국 '백신 불평등'에 변이 출몰..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 부메랑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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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다섯 번째 '우려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세에 대해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에 따른 '부메랑 효과'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기술력과 자본을 앞세워 선진국이 코로나19 백신을 독점해 아프리카 등지의 백신 빈곤국에서 변이가 출몰하면서 지구 전체가 또다시 대유행에 고통받을 수 있다던 전문가들의 예측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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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백신 89% 독점·인도분 71% 배정
"전 세계 인구 모두 보호해야 변이 막아"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다섯 번째 ‘우려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세에 대해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에 따른 ‘부메랑 효과’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기술력과 자본을 앞세워 선진국이 코로나19 백신을 독점해 아프리카 등지의 백신 빈곤국에서 변이가 출몰하면서 지구 전체가 또다시 대유행에 고통받을 수 있다던 전문가들의 예측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0개 이상의 개발도상국은 백신 특허 및 지식재산권의 일시적 중단을 요청했지만 제약회사와 유럽연합(EU)이 반대했다”며 “오미크론 변이는 전 세계에 고른 백신 접종을 분명히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전날 가디언 칼럼에서 “보건 지도자들의 거듭된 경고에도, 개도국에 백신을 공급하지 못한 실패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빈곤국에서 신종 변이가 출현해 부유국의 백신 접종자에게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비율은 10%이지만 북미는 64%, 유럽은 62%다. 주요 20개국(G20)이 코로나19 백신의 89%를 독점하고 있으며, 향후 인도분 중 71%가 이들 나라에 배정돼 있다. 선진국은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고 있지만, 빈곤국들은 올해 말까지 WHO가 정한 ‘백신 접종률 40%’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더 나아가 백신 접종 시스템이나 백신을 보관할 냉동 시설도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아공은 많은 백신을 보유했음에도 접종 시스템 미비로 제때 접종하지 못하고 있고, 우간다는 900만개 백신 중에 3분의2가 올해 안에 유통기한이 끝나 폐기될 위기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즉시 선진국들이 아프리카 국가를 봉쇄한 점도 문제로 보고 있다. 아메시 아달자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발견 전 몇 주간 확산됐을 수 있는” 변이 확산을 억제하는 데 봉쇄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 뒤 “변이 발생을 빠르게 알린 남아공이 (오미크론 진원지로) 낙인찍혀서는 안 된다. 잘못이 아니라 옳은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에 “백신 불평등으로 인한 개도국들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또 다른 변이가 계속 등장해 대유행이 장기화하고 세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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