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0]심상정·안철수·김동연 손잡나..3지대 변수 '꿈틀'
'기득권 거대양당 철폐' 명분으로 3지대 후보들 연대 목소리
심·안 후보는 '비동의 강간죄 제도화'로 정책연대 시작
다만, 안 후보는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놔 셈법 복잡
김 후보도 3자회동에 동의…'민주당 러브콜' 속 단일화에는 '난색'
심상정, 조만간 안철수 만나…공약연대도 시작
현재 대선구도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양강 대결로 굳혀진 양상이다. 제3후보들의 지지율은 합쳐도 한 자릿수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에 정의당은 거대양당 체제를 깨트리겠다는 전략으로 대국민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민주당 2중대'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던 정의당은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빚어진 '위성정당 논란'과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민주당과 사실상 대화가 끊긴 상황이다. 심 후보는 지난 19일 "정의당이 민주당의 2중대가 아니다. 민주당이 정의당의 정책 2중대"라며 강하게 선을 그었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 쪽에서 화답 소식이 나왔다. 안 후보는 지난 25일 심 후보와의 '제3지대 연대'에 대해 "이념의 스펙트럼은 확실하게 다르지만, 사안별로 협력하는 것은 국회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며 거대양당의 '쌍특검(대장동·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특검)'에 대한 공조를 제안했다.
안 후보는 동시에 "성적 자기 결정권을 위한 '비동의 강간죄 원칙'에 따라 성범죄를 엄벌하겠다"며 형법 297조 개정을 약속했다. 이는 정의당도 적극 추진하는 법안이다. 심 후보도 성폭력 사회를 근절하기 위해 '비동의 강간죄의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약 교류를 통한 연대가 실제 단일화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철수 "단일화 없다, 완주 의지 분명"… 김동연 새로운물결 창당'올인'
공약도 청년, 여성, 미래산업 등에 맞췄다.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약한 고리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도 "앞선 대선에서는 박근혜·문재인의 팬덤이 커 제3지대가 운신의 폭이 좁았지만, 이번 대선은 상황이 다르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의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국민의당도 양강구도에 밀려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게 고민이다. 안 후보가 제3지대 공조를 반등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이유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현재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두 후보가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당은 다만 '정권교체 대 정권재창출'프레임에서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압력을 돌파해야 하는 숙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 "단일화 없이 완주한다"는 안 후보의 각오는 향후 국민의당 때문에 야권표가 분산됐다는 비난의 화살로 돌아올 수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그간 선거 때마다 단일화 압력에 시달리는 게 우리의 숙명 같은 일이었는데, 이른바 '비호감 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대선에서는 그런 압력이 과거보다 작다는 걸 느낀다"며 완주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새로운물결' 출범을 코앞에 둔 김동연 전 부총리도 제3지대 공조 논의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다. 그는 지난 26일 "양당 구조를 깨는 것을 넘어 정치 기득권을 깨는 것까지 동의한다면 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화에 동의하는 것이지, 연대나 단일화 쪽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부총리는 최근 전국을 돌며 시·도당 창당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김 전 부총리가 민주당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일단 제3지대에 머물 거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 민주당은 김 전 부총리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부터 지도부에서 접촉한 것은 맞는데, 이제는 우리당으로 갈지 저쪽(국민의힘)으로 갈지조차 가늠이 안 된다"며 김 전 부총리에 서운함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과거 경제부총리 시절 경험을 살려 공무원 개혁, 국가균형발전,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개편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앞으로도 부동산 문제 등 현안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추가 공약으로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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