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홍해처럼 갈라진 이대남 이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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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20대 남성들이 자주 찾는다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대녀(20대 여성)들 코로나 이후 삶의 질이 이대남(20대 남성)보다 낮아진 이유’라는 글이 올라왔다. 올 2분기에 20대 여성의 일자리 평가지수가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고, 삶의 질이 떨어졌다고 느끼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소개하며, ‘20대 여성들이 뮤지컬 관람, 인스타 맛집 탐방 등을 남자친구나 부모 돈으로 즐기다 코로나로 못 놀게 돼 삶의 질이 떨어진 것’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식의 여혐, 남혐 공격이 일부 네티즌 사이에 벌어진 건 하루 이틀 된 얘기는 아니다. 보편적 사회 현상으로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유독 ‘이대남’ ‘이대녀’ 갈라치기가 두드러진다. 이재명 후보는 “‘여성’ 자가 들어가니까 여성가족부 명칭을 바꾸자”고 했다. 윤석열 후보도 20대 남성들에게 인기 없는 여성가족부를 향해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홍보로 실망을 안겨줬다”고 공격했다.
▶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두 배 이상 높고(45% 대 18%), 20대 여성은 민주당 지지가 국민의힘보다 두 배 이상 높다(28% 대 11%)는 결과가 나왔다. 야당은 이준석 당 대표 선출, 서울·부산 보궐 선거, 대선 후보 경선의 홍준표 예비 후보 등이 이대남에게 어필해 톡톡히 재미를 본 것이 원인일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해 이대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출범 당시 20대 여성 지지율이 95%나 됐다.
▶그런데도 여야 후보 공히 이대녀는 제쳐두고 이대남에게 더 공을 들이고 있다. 형수 욕설 논란의 이재명 후보, ‘쩍벌’ 자세의 윤석열 후보 둘 다 20대 여성 유권자의 마음을 좀처럼 못 얻고 있다. 20대 여성의 절반(47%) 가까이가 양당 후보 둘 다를 지지하지 않거나 기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할 정도다. 반면 20대 남성은 지지하는 후보가 없거나 기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25%에 불과하다. 여야 모두 이대남 표밭이 노동력 대비 수확 효율이 더 높다고 느끼게 되는 구도다.
▶20대의 정치 성향이 늘 이렇게 홍해 가르듯 나눠지는 건 아니었다. 지난 대선에서는 20대 남성도 진보층이 더 많았다. 얼마 안 되는 질 좋은 일자리를 놓고 20대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이대남, 이대녀 갈등이 증폭된 측면이 적지 않다. 정치인들은 그 갈등에 편승해 표 잡는 경쟁만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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