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살인변호 등 李 잇단 사과에.. 與 "진정성 있다" 野는 "쇼"

이슬비 기자 2021. 11. 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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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사과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함께 있던 민주당 의원들도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자신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주장 철회를 시작으로 대장동 개발 의혹, 부동산·청년 문제 등에 연일 사과하고 있다. 자신의 조카가 저지른 모녀 살인 사건 변호도 이 후보가 먼저 언급하며 사과했지만, ‘데이트 폭력’이라는 표현으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28일 이 후보 측에서는 “과거의 잘못은 인정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라고 했지만, 야당은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과 쇼”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고집하지 않겠다”라며 자신의 대표 공약을 철회했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청년들과 연 첫 선대위 회의에서 ‘반성’이라는 표현을 11번이나 썼다. 당시 이 후보는 대장동 문제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말한 것 자체가 잘못이란 점을 인정한다”고 했고, 청년층을 향해서도 “좌절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하는 상황을 만든 데 대해서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지난 12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장동 관련 질문에 “내가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는 건지 직접 말해보라”고 한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이 후보는 24일 당 회의에서 민주당을 혁신하지 못했다며 ‘사죄의 큰절’도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조카가 저지른 ‘강동구 모녀 살인 사건’을 변호한 것까지 사과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난 24일 데이트 폭력 피해자 유가족을 만난 일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조카의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고 표현해 역풍을 맞았다. 26일에도 “가슴 아픈 일이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고 했지만, 피해자 가족이 언론 인터뷰에서 반발하면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 후보의 사과를 두고 정치권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당에서는 “진정성 있는 사과로 민심에 호소하겠다”라며 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그간 강경한 이미지였지만, 잘못은 인정하고 진실된 사과를 하는 모습에서 플러스 점수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지지율에 반응하는 사과 쇼”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이 후보는 사과 쇼, 눈물 쇼까지 하면서 반성하는데 속으면 안 된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하여튼 무서운 사람”이라며 “그가 사과를 한다면 그것은 윤리학적 현상이 아니라 물리학적 사건, 통계학적 행동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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